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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전횡 파벌 다툼에 멍들고… 바람잘날 없는 체육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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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전횡 파벌 다툼에 멍들고… 바람잘날 없는 체육계

입력
2018.11.16 04:40
수정
2018.11.16 07:4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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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연맹ㆍ택견회 등 5곳 비리로 관리단체 묶여

경북 여자컬링팀 '팀킴' 선수들이?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팀킴'은 최근 김경두 전 대한컬링연맹 부회장, 김민정 감독 등에게 많은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임민환 기자
경북 여자컬링팀 '팀킴' 선수들이?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팀킴'은 최근 김경두 전 대한컬링연맹 부회장, 김민정 감독 등에게 많은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임민환 기자

대다수 체육 단체들이 잡음 없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단체장의 전횡이나 내부 알력 다툼으로 멍들고 있다. 단체장과 일부 실세들의 조직 사유화로 특혜 인사, 편파 판정, 횡령 등 비위 문제가 끊이질 않는다. 그 동안 수많은 단체가 대한체육회의 관리단체로 지정됐다가 풀리는 과정을 거친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대한컬링경기연맹, 대한택견회, 대한빙상경기연맹, 대한승마협회, 대한보디빌딩협회 다섯 단체가 관리단체로 묶여있다.

대한체육회 지정 관리단체 현황. 김경진 기자
대한체육회 지정 관리단체 현황. 김경진 기자

대기업이 든든한 재정 뒷받침을 하고 있는 대한양궁협회(현대자동차그룹)나 대한핸드볼협회(SK), 대한탁구협회(대한항공) 등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시스템에 의한 운영이 되고 있는 데 반해 다수의 비인기 종목 단체는 대중의 무관심 속에 그들만의 세력 다툼을 벌이고 있다.

대부분의 파행은 권력을 잡으려는 자와 반대파의 충돌에서 비롯된다. 새로운 단체장이 취임하면 일단 반대파 임원들을 무더기 징계하고 그 자리에 자기 사람을 앉히려 든다. 전임 집행부가 새 수장이 들어선 뒤에도 물러나지 않고 몽니를 부리는 경우도 잦다. 비인기 종목 단체의 수장은 큰 이익을 취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오히려 관심의 사각지대에서 자신만의 왕국을 구축하기가 용이하다.

한 스포츠 협회의 관계자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회장과 임원들은 영향력을 과시하며 사적인 이익을 취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대표 선수 선발과 관련해 회장 등은 검은 유혹에 빠지곤 한다”고 말했다. 관리단체로 지정된 대한택견회의 경우 전 회장이 8억4,900만원의 보조금을 횡령해 구속됐다. 대한보디빌딩협회는 회장이 반대파 대의원을 중징계 처분하며 큰 내분이 발생했고, 그 와중에 회장이 회식자리에서의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되며 조직은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해졌다. 올해 관리단체에서 벗어난 대한수영연맹은 2016년 국가대표 선수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뒷돈을 받거나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연맹 간부들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6년 발간한 ‘스포츠 비리 사례집’에 따르면 A연맹의 경우 오랫동안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딸을 부회장, 아들 두 명은 임원으로 재직시키는 등 연맹을 가족 조직처럼 운영하다가 횡령 혐의로 조사를 받은 경우가 있었다. 2006년 1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대한체육회가 선수들 생계 보장을 위해 지급하는 훈련 수당을 공동 경비로 사용할 것처럼 속여 선수들로부터 갹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총 6억1,0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또 B연맹의 경우 임원들이 10년 넘게 연맹 간부로 재직하면서 국가대표 선발, 연맹 임원 선임 등에 개입했고 그 과정에서 뒷돈을 받았다.

체육회는 관리단체가 새 회장을 선출해 연맹 정상화에 나서면 관리단체를 해제한다. 2014년 1월 관리단체로 지정된 대한스키협회는 구원 투수로 등장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스키협회장 취임으로 관리단체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조직 운영을 이어가기도 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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