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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사고 과실 다툼 10건 중 7건은 ‘100대 0’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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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사고 과실 다툼 10건 중 7건은 ‘100대 0’ 판정

입력
2018.11.27 04:40
수정
2018.11.27 10:1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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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끼어들기 사고가 분쟁 4건 중 1건 차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자동차 사고 10건 중 7건 이상은 운전자 간 과실이 ‘100대 0’, 즉 어느 한쪽에 온전히 귀책사유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실은 이렇지만 사고 과실 비율에 대한 다툼은 매년 늘고 있어 사회적 비용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손해보험업계와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4~2016년 발생한 자동차 사고 가운데 과실 비율이 100대 0으로 결론 난 사례는 연평균 256만2,765건으로, 전체 사고(333만2,037건)의 76.9%를 차지했다. 피해 운전자의 과실이 일부 인정된 80대 20(24만4,041건ㆍ7.4%)이 그 다음으로 많았다. 1차적으로 보험사가 판정한 과실 비율을 집계하되, 이에 불복한 경우엔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 분쟁조정기구의 조정안이나 법원 판결을 반영한 결과다. 민법은 상대방에게 피해를 입혀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에도 상대의 원인 제공 비율만큼은 손해배상액에서 제외하는 과실상계 원칙을 택하고 있다. 이는 자동차보험 사고에도 적용돼 사고 운전자 각각은 자신의 과실 비율을 제외한 보험금을 상대 측 보험사로부터 지급 받는다.

현실적으로 한쪽의 일방적 잘못으로 일어난 자동차 사고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과실 비율 산정을 둘러싼 갈등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과실 비율 관련 민원은 2013년 339건에서 지난해 3,159건으로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사고가 발생하면 운전자 각자가 가입돼 있는 보험사의 보상관리 직원이 사고 현장을 파악한 뒤 보상기준에 따라 고객의 과실 비율을 판정하는데, 어느 한편이 합의를 거부하고 상대방 보험사를 상대로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하는 일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사고의 80% 가까이가 일방 과실에 의해 발생하는 만큼, 과실 비율 100% 판정을 받은 운전자 중 상당수가 민원을 제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분쟁에 비례해 소송도 잦아지면서 보험사 입장에선 민원 대응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

자동차 사고 과실 분쟁 민원. 박구원 기자
자동차 사고 과실 분쟁 민원. 박구원 기자

분쟁이 집중되는 대표적 유형은 차선 변경을 하려 다른 차선으로 끼어들기 하다 사고가 일어난 경우다. 보험사 간 자율분쟁해소기구인 ‘구상금분쟁심의위원회’에 지난해 접수된 과실 분쟁의 4건 중 1건(26.6%)은 끼어들기 사고였다. 이어 급정거한 앞차나 주정차된 차량과 부딪친 경우(19%)가 두 번째로 많았고, 교차로에서 서로 먼저 지나가려다 충돌한 사례(7.6%) 등이 뒤를 이었다.

과실비율 분쟁이 급증하면서 보험업계는 2007년부터 변호사 30인으로 구성된 구상금분쟁심의위원회를 운영하며 자체적인 분쟁 해결에 노력하고 있다. 위원회 결정에 대한 민원인은 수용률은 93.7%로 높은 편이다. 올해 8월부터는 온라인에서 ‘과실 비율정보포털’을 운영하며 변호사가 직접 온라인에서 무료로 사고 상담을 해주고 있다. 사고 운전자가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면 불필요한 이의신청을 줄일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스마트폰에서 ‘과실 비율 인정기준’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자신의 사고를 시뮬레이션한 뒤 보험사 기준과 판례에 근거한 객관적인 과실 비율을 판단 받을 수도 있다. 고봉중 손해보험협회 상무는 “사고가 일어나면 운전자는 감정적으로 변하기 쉬워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 어렵다”며 “무료로 전문가 자문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많으니 소송보다 먼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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