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배추가 트럭에 가득 실려 경기도 일산 오일장에 나왔다. 산지에서 직접 뽑아와 물 좋은 생선처럼 싱싱하다. 이 정도 품질이면 반나절 이면 다 팔 수 있을 것이라 자신 하고 붙인 값이 포기당 1,500원. 정부의 공식가격정보에서도 무 배추 가격이 상승세라고 하니 눈 좋은 손님들이 줄을 설 것이라 자신 했다. 그런데 아니다. 다 저문 오후 늦게까지 반도 팔리지 못한 배추가격은 두 포기에 2,000원으로 폭락 했다. 내가 장사를 못하는 것 인 지 손님들이 쓸 돈이 없는 것 인지를 따져 보는 배추 장수의 머리가 복잡해 졌다. 가격을 더 내려야 할까? 추워지는 날씨에 민속장의 풍경이 쓸쓸하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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