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형 비례제 압박 수위 끌어올리는 야3당
"여당이 문 대통령 궁색하게 해…노무현 대통령의 비원 이뤄야"
바른미래당ㆍ민주평화당ㆍ정의당 등 야 3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관철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을 거론하며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야 3당은 28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기득권 양당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촉구를 위한 공동결의대회’를 열고 민주당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야 3당 대표와 원내대표, 소속 의원, 각 당 최고위원, 당직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율대로 각 당이 의석 수를 나누고, 배분된 의석 수보다 지역구 당선자가 부족하면 비례대표로 채워주는 방식이다. 민주당은 야당 시절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했지만, 20대 국회 들어 여당이 되자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소극적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선거제도 개편을 위해서는) 문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며 “문 대통령 앞에 두 갈래 길이 있다.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의 길과 물태우 대통령의 길이 있는데, 링컨의 길을 가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예해방선언을 관철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한 링컨 전 대통령과, 유약한 리더십으로 물렁하다며 ‘물태우’란 지적을 받던 노태우 전 대통령을 비교한 것이다.
이어 “링컨은 노예해방 법안에 반대하는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지역구 민원도 들어주고 뇌물을 찔러주거나 협박까지 하는 등 가장 추악한 방법을 동원해 위대한 업적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문 대통령이 이해찬 민주당 대표부터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우선 이 대표를 불러 나의 철학을 관철하고 약속을 지키라고 해야 한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제자라면, 노무현의 비원을 이루라고 불러서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민주당이 문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그는 “집권여당이 대통령의 선거 공약을 뒤집는 행위를 할 것이냐”며 “집권여당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지 않고 대통령의 처리를 궁색하게 만드는 길로 계속 걸어 갈 거냐”고 질타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문재인 정권은 광화문 촛불민심으로 탄생했고, 지금 민심은 정치가 바뀔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내 표가 사표가 되지 않고, 내 표가 구고히를 통해 국정에 반영되는 정치제도의 안착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