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이사 전무의 초등학생 딸에게 폭언을 듣고 해고됐던 운전기사 김모씨가 부당해고를 주장하고 나섰다.
2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8일 디지틀조선일보와 방 전 전무를 상대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했다. 방 전 전무는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차남이다.
앞서 지난 21일 미디어오늘과 MBC 등을 통해 공개된 음성 녹음파일에 따르면 초등학교 3학년인 방 전 전무의 딸은 50대 후반인 김씨에게 반말로 폭언을 했다. “네 엄마, 아빠가 널 교육을 잘못시키고 이상했던 거야. 돈도 없어서 병원하고 치과도 못 갔던 거야”, “돈 벌거면 똑바로 벌어”, “아저씨 진짜 죽으면 좋겠다” 등이었다. 해고 협박도 이어졌다. 이 대화는 방 전 전무 딸과 김씨 둘만 차 안에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으며, 김씨가 말한 부분은 공개되지 않았다.
김씨가 방 전 전무 딸의 폭언을 녹음한 파일 중 하나를 방 전무의 측근에게 전하면서 문제를 제기하자 방 전 전무 부인은 딸에게 사과하게 했다. 이후 김씨는 방 전 전무가 등기이사로 있는 디지틀조선일보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김씨가 방 전 전무 부인과 두 아이를 수행하는 기사로 채용된 지 3개월 만이었다.
논란이 일자 방 전 전무 측은 “공인도 아닌 미성년자 아이의 부모가 원하지 않는데도 목소리를 공개해 괴물로 몰아가는 것은 지나친 보도라고 생각한다. 법적인 대응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엄중한 진상조사와 처벌을 요구하는 여론이 들끓자 방 전 전무는 “자식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절 꾸짖어 달라”며 TV조선 대표이사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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