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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미쓰비시 판결 유감, 결코 수용 못해”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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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미쓰비시 판결 유감, 결코 수용 못해” 강력 반발

입력
2018.11.29 16:59
수정
2018.11.29 23:0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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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외무성, 이수훈 주일대사 불러

“적절 조치 강구해 달라” 항의하자

우리 외교부도 주한 日대사 초치

고노 다로 일본 외무장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노 다로 일본 외무장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 정부는 29일 한국 대법원이 미쓰비시(三菱)중공업에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자와 근로정신대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과 관련해 “매우 유감이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력 반발했다. 지난달 대법원의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에 대한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과 이달 화해ㆍ치유재단의 해산에 이은 이번 판결로 한일관계가 더욱 악화일로를 걷게 될 전망이다.

고노 다로(河野太郎) 외무장관은 이날 판결 직후 담화를 통해 “한일 청구권협정 제2조에 분명히 반하며 일본 기업에 대해 부당한 불이익을 입히는 것뿐 아니라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구축해 온 한일 우호협력 관계의 법적 기반을 근본부터 뒤엎는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가 즉시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하는 것을 포함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한국 측이) 즉시 적절한 조치를 강구할 수 없는 경우에는 일본 정부는 일본 기업의 합법적인 경제활동 보호 차원에서 국제 재판이나 대항 조치를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시야에 두고 의연하게 대응을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한일 양국은 이례적으로 각각 상대국 대사를 불러 항의하는 등 양국 간 신경전도 고조되는 상황이다. 아키바 다케오(秋葉剛男) 외무성 차관이 이수훈 주일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국제법 위반 상태를 즉각 시정하는 등 적절할 조치를 강구해 달라”고 항의하자, 한국 외교부도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또 “일본 정부가 계속해서 우리 사법부 판결에 대해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자제를 촉구한다”고 했다.

미쓰비시중공업도 이번 판결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일본 정부와 연락을 취하면서 대응을 강구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신일철주금에 대한 대법원 판결 이후 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이 걸려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한국 측과 배상 또는 화해에 응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향후 대응과 관련해 “여러 구체적인 내용이 있다”면서도 “우리나라의 손 안에 있는 것을 밝히는 것은 피하겠다”고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한국 정부의 입장에 따라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등 일본 측 대응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 정부는 비슷한 소송에 제소된 자국 기업 70여 개사도 패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자국 기업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국 외교가에선 강제징용 피해자 측의 일본 기업들의 한국 내 자산에 대한 강제집행 진행 여부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정부가 자국 기업에 부당한 피해가 발생했다는 명분으로 ICJ 제소 등 본격 대응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대법원 판결의 원고(강제징용 피해자) 측은 신일철주금과 포스코가 합작해 설립한 PNR의 주식 압류를 검토하고 있다. 이번에 패소한 미쓰비시중공업은 자회사의 한국 법인을 두고 있으나 영업과 애프터서비스를 지원하는 소규모 회사로 알려졌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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