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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2명 중 1명 "내년 추가 금리인상 어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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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2명 중 1명 "내년 추가 금리인상 어려울 것"

입력
2018.12.01 04:4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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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려 개회를 알리고 있다. 배우한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려 개회를 알리고 있다. 배우한 기자

금융 전문가 10명 중 5명은 한국은행이 내년에 추가로 금리를 올리는 게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이 1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긴 했지만 최근 국내 경기와 물가 수준 등을 감안하면 금리는 오히려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30일 한국일보가 대학 교수와 경제연구소 연구원,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 10명을 대상으로 내년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조사한 결과, 절반(5명)이 한은의 금리 동결을 점쳤다. 가장 큰 이유로는 우리 경제가 이미 경기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실제로 한은조차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연초 3.0%에서 지난달 2.7%까지 하향 조정한 상태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나쁘지 않은 미국에서도 금리인상 속도조절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경기둔화 가능성이 큰 우리나라가 추가로 금리를 올리긴 쉽지 않다”며 “물가 역시 한은의 목표치 수준보다 낮아 금리를 올릴 만한 명분이 없다”고 단언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설비투자나 민간소비를 고려하면 내년 중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수밖에 없을 텐데 전망치를 내리면서 금리를 올리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이번 금리인상이 저금리로 누적된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산 쏠림 등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단행됐다는 점도 추가 금리 인상 불가론에 힘을 보태주고 있다. 더구나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백인석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은 “가계부채나 부동산 문제는 금리보다는 규제와 정책으로 풀어야 할 문제”라며 “실물경제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미중 무역분쟁 악재가 겹치면 한은이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쓰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내년에 금리를 동결한 뒤 내후년엔 오히려 1.50%포인트 가량 인하할 것(권영선 노무라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이란 관측도 나왔다.

내년-기준금리-인상-전망. 강준구 기자
내년-기준금리-인상-전망. 강준구 기자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금리 인상에 반대한 위원이 2명이나 나온 것도 내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다. 소수의견은 향후 금통위의 금리조정 속도를 점칠 수 있는 가늠자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금통위원 7명 중 2명이 소수의견을 낸 만큼 내년 금리인상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은이 한차례 정도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주장도 없잖다. 정성태 삼성증권 책임위원은 “금리를 이번에 한 번 올렸다고 가계부채나 금융안정 문제가 해소됐다고 볼 순 없다”며 “내년에 2차례 정도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도 “금리를 올린다면 되도록 빨리 올려야 가계부채 증가세를 둔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오정근 건국대 교수는 “자본유출 등 외환 위기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기준금리 인상이 금융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시장금리는 금리 인상을 이미 반영해 오른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상훈 KB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상당기간 추가 금리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시장금리 역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달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국민 신한 우리 등 시중은행과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은 내달부터 예ㆍ적금 금리를 0.1~0.5%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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