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결과 브리핑…퇴임 후 계획 질문 나와
“공직 마지막 날까지 예산안 통과에 진력” 강조
“퇴임을 앞두고 다자회의에 참석하셨다. 자유한국당 공개 러브콜도 있고 한데, 퇴임 후 계획을 소개해주실 수 있나.”
기자의 질문에 웃음을 터뜨린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퇴임을 앞두고 있지만 재임 중 19번째 해외출장이다. 마지막으로 대통령을 모시고 오게 돼서 개인적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을 꺼냈다. 아르헨티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결과 브리핑을 위해 1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 프레스센터를 찾은 자리였다.
당연히 한국당의 러브콜 질문에는 직답을 피했다. 김 부총리는 대신 “개인적으로는 G20 정상회의와 예산안 통과를 마무리 짓게 돼서 공직자로서 대단히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날 귀국 길에 오른 김 부총리는 내년 예산안 통과를 위한 마지막 협상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김 부총리는 또 “일이 바쁘다 보니 퇴임 후 생활에 대해 생각할 경황이 없었다”며 “임기 마지막 날까지, 오늘 회의 잘 마치고 돌아가서 예산안 통과에 진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내년 한국 경제 전망 관련 질문에는 “제가 퇴임을 앞둔 부총리로써 공식적으로 이 자리에서 내용을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조금 기다렸다가 또는 청문회장에서 신임 부총리 후보자의 얘기를 듣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홍남기 부총리 후보자에게 물어달라는 취지로 답했다. 김 부총리는 특히 “제가 직원들에게 지시하기를 내년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기초작업을 많이 해놔서 신임 부총리가 취임하면 바로 본격적 작업을 할 수 있게 준비시켰다”며 “신임 부총리의 경제철학 등이 담겨야 하기 때문에 작업을 지시해 놓고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부한 이야기는 없느냐는 질문에는 “정상회의장에서 대통령을 여러 번 뵀다”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업무적인 이야기, 현황 문제, 예산안 진행 상황, 세법 개정안 등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김 부총리를 직접 소개하는 식으로 예우했다. 문 대통령은 격려사 말미에 "한 분만 소개해 드리겠다. G20 정상회의 재무장관 회의가 열리기 때문에 이 자리를 떠날 것 같아서 소개해 드린다"며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함께해 주셨다"고 말했다. 사전 원고에 없던 즉석 소개였다. 이 덕분에 김 부총리는 동포들의 박수를 받으며 퇴장할 수 있었다.
현 정부 첫 경제사령탑인 김 부총리는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갈등설 끝에 지난달 9일 동시 교체됐다. 이날 브리핑에선 김 부총리가 떠나는 공직자의 자세를 강조하며 다시 후일을 기약하는 분위기였다.
한편 김 부총리는 브리핑에서 “이번 회의를 앞두고는 미ㆍ중 무역마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파리협정 이행 등에 관한 주요국의 합의 도출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며 “회원국들은 ‘다자주의’에 대한 다소의 위기감을 바탕으로 올해 마지막 개최되는 다자간 정상회의에서의 합의 도출을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부에노스아이레스=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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