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탈출해 광복군 투신한 권구원 경감
광복군 출신 경찰관 12명 확인
‘1년간 옥고를 치르고도 광복군에 합류해 본격적으로 항일활동을 한 백학천 경위. 일본군에 징집됐다가 탈출해 광복군에 투신한 권구원 경감.’
대한민국임시정부가 1940년 중국 스촨(四川)성 충칭(重慶)에서 발족한 광복군 출신 독립유공자 567명을 경찰이 전수 조사해 확인한 경찰관 12명의 면면이다. 경찰청은 앞서 10월에도 도산 안창호 선생의 조카 안맥결 총경 등 독립운동가 출신 경찰관 14명을 발굴했다.
이 중 백학천 경위는 일제강점기 시절 한국과 만주 국경지대에서 위화청년단을 조직해 활동하던 1931년 7월 일본 경찰주재소를 습격, 징역 1년의 옥고를 겪어야 했다. 1944년에는 광복군에 합류, 지하공작원으로 항일활동을 이어갔으며 해방 후 1949년 경찰에 입문해 경남 부산경찰서 등에서 근무한 사실이 새롭게 발견됐다. 경남 동래경찰서에서 재직한 김학선 경사 역시 조선의용대원으로 활동하던 1942년 광복군에 편입돼 백 경위와 함께 항일활동을 했다.
일본군에 강제 징집됐다가 탈출한 뒤 광복군에 가담한 이들도 상당수였다. 해방 후 경북 경주경찰서 등에서 근무한 권구원 경감은 1944년 9월 일본군에 징집됐다가 다음해 1월 탈출해 곧바로 광복군에 투신했다. 경남 김해경찰서장 등을 지낸 김기도 총경, 강원 횡성경찰서장 등을 지낸 김준경 경정, 경북 문경경찰서에서 재직한 백문기 경사, 경북 상주경찰서에서 일한 홍구표 경위 등도 일본군영을 탈영해 광복군에 합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전쟁에 참전하거나 경찰총수를 지낸 이도 있었다. 1943년부터 광복군 정보장교로 복무하며 일본군 내 한국인 병사 탈출 공작, 정보 수집 업무 등을 수행한 장동식 치안총감은 해방 후 1946년 경찰에 입직해 1971년 제27대 치안국장을 지냈다. 광복군 활동 중 적 정보 수집, 후방 교란 등 임무를 수행하며 미국 중앙정보국(CIA) 전신인 전략첩보국(OSS)에서 훈련을 받기도 했던 백준기 경위는 해방 후 충남 대전경찰서에서 근무하다 한국전쟁에 참전해 전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나라를 빼앗겼을 때 독립을 위해 광복군으로 일제와 싸웠고, 광복 후에는 경찰관이 돼 전국 각지에서 독립된 조국의 치안을 위해 활약했다”며 “이들의 헌신과 희생을 잊지 않고 올바른 경찰정신을 계승해나가기 위한 기념사업을 폭넓게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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