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제 질문하자 답변 안 해
문재인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에서 뉴질랜드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기내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에세이사 국제공항 이륙 직후 전용기가 안전고도에 이르자 시작된 간담회는 약 40분간 진행됐다.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내 서울 답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결과, 남북 철도 연결 문제 등의 질문에 답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모두발언에서 “보통 우리 언론에서는 개별적인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관심을 많이 가지는 반면 다자회의 자체에 대해서는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다”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같은 다자회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자회의의 글로벌 이슈가 우리 경제와 연관성이 깊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국제사회 지지를 얻기 위한 자리로서 영향력이 크다는 설명이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 이어 “사전에 약속을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국내 문제는 질문 받지 않겠다. 외교에 관해서는 무슨 문제든지 질문해 주시면 제가 아는 대로 답변 드리겠다”고 선을 그으며 질의 응답을 시작했다.실제로 문 대통령은 기자들이 내년 경제 전망과 국내 현안 관련 질문을 던졌으나 답변을 하지 않았다.앞서 청와대 출입기자단은 청와대 측과 질문 5개를 하기로 협의했고, 질문 주제는 외교안보 문제부터 정치, 경제 등 국내 현안까지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간담회 사회를 봤던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대통령께서 해외 순방 중이고, 아직도 일정이 남아 있기 때문에 오늘은 외교 문제에 국한하는 것으로 하자”며 “대통령께서 국내에 돌아가시면 여러 가지 여러분들이 궁금해 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그 문제를 직접 처리도 하시고, 담당을 하셔야 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대통령님 말씀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위 문제 등의 질문이 예상되자, 6번째 한미 정상회담 성과메시지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아예 국내 현안은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또 ‘한미 간 불협화음’ 관련 질문이 나오자 “도대체 어떤 근거로, 그런 식으로 얘기하는지 모르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보수 진영의 김정은 위원장 답방 반대 관련 질문에는 “(김 위원장 답방으로 한반도 평화가 이뤄진다면) 거기에 보수와 진보가 따로 있고, 여당과 야당이 따로 있겠는가”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모든 국민들이 정말 쌍수로 환영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단언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ㆍ오클랜드=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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