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ㆍ19 군사합의 이행 한달] “대체 수단 마련 필요” 지적도
한미 연합훈련 유예 기간이 길어지면 한미 간 연합작전 능력 저하로 인해 남북 간 힘의 균형이 무너지는 것은 아닐까.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가 진전되면서 한미 연합 훈련이 잇따라 연기되면서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이 같은 우려가 커지고 있다.하지만 전문가들은 한미 군사동맹의 궁극적 목표가 북한의 대남ㆍ대미 위협을 상쇄하는 데 있는 만큼,북한의 비핵화를 유인하기 위한 차원에서의 한미 훈련 유예는 오히려 한미군사동맹의 궁극적 목표와 부합한다고 지적한다.
3일 국방부에 따르면 한미는 6ㆍ12 북미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6월 19, 23일엔 각각 프리덤가디언과 한미 해병대연합훈련, 10월 31일에는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에이스 등 총 3개 훈련에 대한 유예를 결정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내년 봄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훈련에 대해서도 규모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유예 기간이 길어지면서작전수행능력의 약화는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 김재홍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전문연구위원도 “훈련을 통해 작전 계획, 시행 규칙을 검증해야 하는데, 훈련이 오랫동안 중단되면 그만큼 (능력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으니 대체 수단 마련이 필요하다”고지적했다.다만 군 당국은 최근까지 진행된 훈련 유예는 연합작전능력에 큰 손상을 주지 않는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훈련 유예로 인한 연합전력 손실이 전혀 없다고 할 순 없다”면서도 “1~2년 유예로 한미 간 수십 년간 쌓아온 연합작전 수행능력이 흔들린다는 것은 과도한 우려”라고 말했다.
한미 간 키리졸브(KR)연습의 전신 격인 팀스피리트훈련이 1992년 일시 중단됐던 과거 사례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미는 당시 북한 비핵화 조치를 유인하기 위해 팀스피릿훈련을 중단했고, 그 결과 같은 해 6월 북핵 사찰이 시작됐다. 이후 북핵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1994년 훈련이 재개됐으나 한미훈련 유예가 연합작전 능력에 큰 지장은 주지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훈련 유예의 마지노선은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북한 비핵화를 유인하기 위한 조치로서 훈련을 유예하고 있는 만큼 비핵화 진전이 없는데도 훈련을 계속해서 유예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과거 남북 간 군사협상에 참여했던 예비역 장성은 “지금은 한미가 북한 비핵화를 위해 군사적 대북위협을 접어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비핵화 진전이 있다면 훈련 유예가 지속되겠지만 반대일 경우 한미도 훈련을 계속해서 유예할지를 두고 고심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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