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7주기 추모 분위기 띄우려는 듯
동해안 어업기지 이어 잇달아 애민 행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원산구두공장을 방문해 “신발 풍년”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고 북한 관영 매체들이 3일 보도했다.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7주기에 임박해 관련 장소를 찾은 것을 두고 추모 분위기를 고취하려는 의도가 반영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원산구두공장을 현지지도하시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원산구두공장 방문은 2016년 12월 이후 2년 만이다. 김 위원장은 “지방의 크지 않은 공장이 온 나라에 소문난 구두공장으로, 나라의 신발공업을 주도하는 맏아들 공장으로 되었다”고 말하며 상당한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매체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또 “공장에 불쑥 예고 없이 찾아왔는데 신발 풍년을 보았다”, “공장에 생산 정상화의 동음이 높이 울리고 질 좋은 신발이 폭포처럼 쏟아져 나오는 모습을 보니 정말 흡족하고 기분이 좋다” 등 칭찬을 쏟아냈다.
보도에서 김 위원장의 ‘애민 정신’이 부각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공장이 상점에 의견 수첩을 비치하고, 제품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종합해 생산에 반영한다’는 보고를 듣고는 “좋은 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매체들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도 인민들의 엄정한 평가에 귀를 기울이고, 연령별, 계절별, 직종별 특성에 맞게 기호를 파고 들어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고 먼저 찾는 신발들을 더 많이 생산해야 한다”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공장 근로자들이 김 위원장의 신체에 손을 대고 있는 사진을 보도하는 등 친근한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도 매체들은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자재 국산화, 공정 자동화도 당부했다.
김 위원장의 구두공장 방문은 이달 17일 김정일 위원장 7주기를 앞두고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심산인 듯하다. 김 위원장은 공장의 혁명사적교양실을 찾아 “위대한 장군님(김정일 국방위원장)께서 생애 마지막 시기 공장을 돌아보시고 못내 심려하시었던 이 공장이 오늘은 전국적으로 손꼽히는 우리나라 신발 공장의 본보기, 표준으로 전변되었다”고 언급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2009년 2월 이 공장을 시찰했다.
체제 결속을 위한 민생 행보로도 해석 가능하다. 1일 보도로 공개된 김 위원장의 동해안 어업기지 시찰 때도 소탈한 성품이 강조된 묘사를 통해 ‘애민 지도자’로서의 면모가 부각됐다.
김 위원장의 구두공장 시찰에는 황병서 노동당 제1부부장, 조용원 당 부부장,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마원춘 국무위원회 설계국장 등이 동행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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