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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따뜻한 오페라 ‘라 보엠’으로 세번째 호흡 맞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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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따뜻한 오페라 ‘라 보엠’으로 세번째 호흡 맞춰요”

입력
2018.12.04 04:4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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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프라노 이리나 룽구-테너 정호윤 

 국립오페라단 6~9일 공연 

 

국립오페라단의 '라 보엠'으로 세 번째 호흡을 맞추는 테너 정호윤(왼쪽)과 소프라노 이리나 룽구. 배우한 기자
국립오페라단의 '라 보엠'으로 세 번째 호흡을 맞추는 테너 정호윤(왼쪽)과 소프라노 이리나 룽구. 배우한 기자

“크리스마스 이브에 모두 함께 만나잖아요. 누구나 다른 사람과 함께 있고 싶어하는 소망을 잘 보여주는 장면인 것 같아요.”(소프라노 이리나 룽구)

“‘라 보엠’은 관객들 마음에 다시 자극을 주는 작품인 것 같아요. 그래서 같은 겨울이라도 감성적으로 더 예민한 12월에 듣는 게 좋지 않을까요?”(테너 정호윤)

국립오페라단은 창단 50주년을 맞은 2012년부터 매년 12월이면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올해는 국립오페라단뿐만 아니라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대구 오페라하우스, 수원시립합창단도 12월 레퍼토리로 ‘라 보엠’을 택했다. ‘라 보엠’은 19세기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가난한 예술가들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푸치니의 대표작이다. 크리스마스 이브를 배경으로 하지만, 비극 오페라로 분류된다. 겨울마다 ‘라 보엠’을 찾게 되는 특별한 이유를 묻자 두 성악가는 “따뜻함”을 들었다. “누구나 기적을 기다리고”(이리나 룽구) “영화 같은 일이 일어날 거라 기대하게 된다”(정호윤)는 두 사람은 6~9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되는 국립오페라단의 ‘라 보엠’에서 아름다운 노래를 선물할 예정이다.

주인공 미미 역할을 맡은 이리나 룽구(38)는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을 비롯해 세계적인 오페라 극장에서 앞다퉈 찾는 성악가다. ‘라 트라비아타’의 주역 비올레타 하면 룽구를 먼저 떠올릴 정도로 특유의 음색과 에너지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로돌포 역의 테너 정호윤(41)도 스타 성악가다. 2003년 독일 함부르크 국립극장 주역 가수에 이어 2006년엔 오스트리아 빈 국립극장 주역으로 발탁되며 일찌감치 주목 받았다. 두 사람은 ‘라 트라비아타’,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에 이어 ‘라 보엠’으로 세 번째 호흡을 맞춘다. 

러시아와 한국 출신인 두 성악가 사이에 장벽은 없었다. 이미 서로의 실력을 확인한 데다 손발이 척척 맞는 호흡도 자랑한다. 정호윤은 “오페라에서는 내 소리를 살짝 줄이거나, 상대방이 편한 자세로 노래할 수 있게끔 비켜주는 보이지 않는 배려가 필요한데 이리나와는 말하지 않아도 이런 점이 잘 통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보여 줄 ‘라 보엠’은 이탈리아의 오페라 연출가 마르코 간디니가 연출했다. 실험보다는 전통적인 오페라 의미를 중시하면서 성악가에게 자율성을 부여하기 때문에 성악가들이 노래 부르기에 최적의 조건이라고 두 사람은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이끌었던 성시연 지휘자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음악을 맡는다. 성 지휘자의 ‘라 보엠’ 데뷔 무대다. 리카르도 무티 등 저명한 지휘자와 함께 작업해 온 룽구는 “’라 보엠’은 지휘자에게 굉장히 어려운 음악으로 알고 있는데, 성 지휘자는 아주 짧은 단락의 노래까지 잘 파악하고 있다”며 “가수를 이끄는 부분과 가수의 의견을 존중하는 부분에서 적절한 중간을 찾은 지휘자 같다”고 했다.

‘내 이름은 미미’ ‘그대의 찬 손’ 등 주옥 같은 아리아가 이미 사랑 받고 있지만, 두 성악가에게 관객이 집중해서 좋을 만한 노래 추천을 요청했다. 룽구는 3막의 ‘돈데 리에타’(기쁨은 어디에 있지)를 꼽았다. 미미가 로돌프와 이별하기 직전 슬픔에 차서 부르는 아리아다. “‘라 보엠’ 뿐 아니라 죽는 장면을 잘 표현할 수 있어요. 가슴 찢어지게 슬프지만 이입도 잘 돼요.” 정호윤 역시 ‘돈데 리에타’에 이어 나오는 ‘안녕, 달콤한 아침이여’를 꼽았다. “너무 사랑해서 보내준다고 하지만 한편으론 비겁하기도 하잖아요. 이중적인 사람의 민낯을 보여주는 솔직함이 좋아요.” 두 사람은 2021년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오페라 ‘마리아 스투아르다’로 또 한 번 함께 무대에 선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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