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점 결과 발표… 평가원장 사과
올해 치러진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국수영 모두 어려운 ‘불수능’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국어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2005년 이후 치러진 수능 중 가장 높아 역대 최고난도였다. 시험이 어려웠던 만큼 상위권 수험생들간의 변별력은 커졌지만, 국어 점수가 낮을 경우 다른 과목을 잘 보더라도 만회가 쉽지 않아 정시에서의 당락 예측도 어려워졌다.
4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19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에 따르면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은 국어 150점, 수학 가형(자연계) 133점, 수학 나형(인문계) 139점이었다. 표준점수란 수험생의 원점수가 평균점수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시험이 어려울수록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아진다. 국어는 지난해에 비해 무려 16점이나 높아지고 수학 가ㆍ나형 역시 각각 3점, 4점 상승했다. 만점자 비율도 국어는 0.03%로 지난해(0.61%)보다 대폭 줄었다. 수학 가형은 0.39%, 나형은 0.24%다. 이번 수능 만점자는 재학생 4명, 재수생 5명 등 총 9명으로 지난해(15명)에 비해 줄었다.
절대평가로 치러진 영어 영역의 1등급 수험생 비중은 5.9%로 2만7,942명에 달했다. 지난해 첫 절대평가 당시에는 1등급 비중이 10.03%으로 너무 쉬워 난도조절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올해 수능에서는 반대로 상대평가만큼 난도가 높아 절대평가를 도입한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능이 어렵게 출제돼 국수영 모든 영역에서 1~2등급 비중이 지난해보다 줄어들면서, 수시전형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고배를 마시는 수험생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시에 재도전하는 인원이 늘어나면 경쟁률이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수능 변별력이 높아 소신지원을 할 수 있는 상위권과 달리 비슷한 점수대가 몰린 중위권들 사이에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원장이 수능 난도조절에 사실상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성 원장은 “수능출제위원단은 6월과 9월 두 차례 모의평가 결과를 분석해 적절한 난이도를 유지하려 했지만 예측과 실제 결과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음을 인정한다”며 “올해 수능 난이도로 인해 전국 수험생들과 학부모들께 혼란과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평가원은 올해 채점결과를 면밀히 분석해 내년도 수능에서는 적정 난이도를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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