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가 발생한 지난달 24일부터 주말 이틀 간 주요 통신 장애 지역이던 서대문구와 마포구 내 신용카드 결제액이 지난달 다른 주말에 비해 최고 7%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는 40억원 수준이다. 통신구 화재에 따른 결제시스템 장애로 소상공인들이 입은 피해를 가늠해볼 수 있는 수치다.
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한ㆍKB국민ㆍ삼성ㆍ비씨카드로부터 제출 받은 주말 카드 결제 현황 자료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11월 넷째 주말(24~25일) 마포구ㆍ서대문구의 카드 결제액은 538억9,563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주 주말(17~18일)보다 30억원(5.3%), 11월 중 결제액이 가장 많았던 첫째 주말(3~4일)보다는 40억원(7.0%)가량 줄어든 액수다. 결제건수 역시 셋째 주말(17~18일) 204만6,400여 건에서 172만5,300여건으로 32만건(15.7%) 줄었다. 회사별로는 KT의 금융자회사인 BC카드의 결제액이 전주 대비 13억1,385만원(7.3%)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고, 이어 KB국민카드(11억442만원ㆍ7.5%), 신한카드(4억8,232만원ㆍ3.6%), 삼성카드(1억원ㆍ0.9%) 순이었다.
KT 통신구 화재가 발생한 주말의 카드 매출 감소는 1년 전과 비교해도 확인된다. 지난달과 지난해 11월 주말에 마포구ㆍ서대문구에서 발생한 4개사 카드 결제액을 비교하면, 첫째~셋째 주말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0.2~25.5%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지만 유독 넷째 주말엔 매출 증가율이 6.7%에 그쳤다.
이러한 결과는 KT 통신구 화재 여파로 인근 지역에 발생한 통신 장애가 카드 가맹점 영업에 지장을 줬다는 증거로 해석된다. 실제 당시 화재로 서대문구와 마포구 일대에서 KT통신망을 사용하는 카드결제 단말기와 판매정보관리시스템(POS)이 먹통이 되면서 결제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주말 대목 장사를 망쳤다는 상인들의 호소가 이어졌다. 일부 매장은 전산장애 탓에 휴업을 했고 문을 연 상점 역시 현금을 받으며 일일이 손으로 거래장부를 작성하는 등의 불편을 겪어야 했다.
통신 장애 직후 카드 매출이 줄어든 사실이 통계적으로 확인되면서 소상공인들의 피해 보상 요구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노 의원은 “KT는 소상공인 매출 손실뿐 아니라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피해도 조속히 보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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