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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연내 답방 물 건너가나…청와대 “재촉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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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연내 답방 물 건너가나…청와대 “재촉하지 않겠다”

입력
2018.12.09 20:00
수정
2018.12.09 23:0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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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진척도 징후도 없다”…한발 물러서

선발대 방문ㆍ일정 조율에 통상 2주 정도 필요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사랑채 부근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 설치돼 눈길을 끌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사랑채 부근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 설치돼 눈길을 끌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답방이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서울 남북 정상회담’ 실무 준비에 최소 1~2주일은 필요하다는 예상 때문에 이번 주 후반인 14일이 연내 답방 성사 마지노선으로 판단되지만 북측이 계속해서 미지근한 반응이기 때문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9일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여러 가지 상황이 고려돼야 하는 만큼 우리로서는 서두르거나 재촉할 의사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혀 답방이 내년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청와대 현안점검회의 후 공식 메시지를 통해 “정부는 서울 정상회담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준비해왔다”며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두 정상의 이행 의지는 분명하며 구체적인 일정과 절차는 계속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평양공동선언상 김 위원장은 연내 답방키로 했으나 여의치 않은 만큼 내년 초로 미뤄지더라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이날 오전 답방 관련 질의가 이어지자 “지금까지 진척된 상황이 없고, 발표할 것도 없고, 별다른 징후가 없다”고 답변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기내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 연내 답방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선 “대통령이 비행기에서 말씀하신 부분들은 연말이나 연초 두 가지 가능성을 다 이야기한 것”이라고도 했다. 9일까지는 북측의 답방 관련 답변이 올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으나 상황 변화가 없자 김 위원장 답방 시기를 내년 초로 열어두겠다는 의미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연내 답방이 힘들어질 수도 있어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내년 1, 2월 중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준비되는 상황이어서 김 위원장 답방은 북미 정상회담 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내년 1월 1일 북한 신년사 발표 후 북미 정상 간 담판을 통해 대북제재 완화의 길을 튼 뒤 남쪽을 방문하는 게 북한 입장에선 유리할 수도 있다.

다만 연내 답방 성사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청와대는 북측이 답방 일정을 알려오는 대로 실무 준비를 시작해도 시간이 그리 많이 소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위 관계자는 “첫 번째 단계는 북측에서 오겠다는 뭐가 있어야 협의가 시작되고, 구체적인 날짜는 그 때 얘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4월 판문점이나 9월 평양 정상회담 때처럼 실무준비팀이 회담 2, 3일전에만 사전답사를 하며 경호, 의전, 보도 문제를 협의해도 충분한 만큼 김 위원장의 결정만 있다면 연내 답방 성사는 실무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는 게 청와대 판단이다. 고위 관계자는 “프레스센터 없이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도 했다.

다만 연내 답방이 성사되려면 적어도 이번 주에는 회신이 와야 한다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방남 일정을 아무리 약식으로 치른다 해도 북측 선발대가 와서 현장을 둘러보는 절차는 거칠 것”이라며 “선발대 방문일 협의와 방문 후 최종 일정 조율 등을 고려하면 통상 2주의 기간이 필요한데, 이러한 과정을 아예 생략하려는 게 아니라면 응답은 이번 주 내로 줘야 한다”고 전망했다.

연내 답방이 성사될 경우 일정상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7주기(17일)에는 김 위원장이 평양을 비울 수 없다는 게 상수다. 21일부터는 북한이 한 해 활동을 결산하는 총화 기간이 시작된다. 때문에 외교가에서는 18~20일을 유력한 답방일로 꼽았다. 그러나 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접견하고, 9일까지 몽골을 방문했던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귀국해 결과를 보고하고 미중ㆍ한미 정상회담 결과 등 전체 판을 점검하고 김 위원장이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총화 기간이라도 김 위원장이 원한다면 하루 이틀 빼서 서울에 올 수는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크리스마스 직후인 26~28일 답방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와 관련,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비핵화에 의미 있는 진전을 이끌어 낼 수만 있다면 연내면 어떻고 내년이면 또 어떠냐. 왜 이렇게 서두르는 것이냐”며 “한반도 평화에 중요한 계기가 될 일이며 정상 간의 회담인데 아직도 일정은 고사하고 답방 날짜부터 깜깜이”라고 비판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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