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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 전날 전격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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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 전날 전격 연기

입력
2018.12.11 01:3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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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서 부결 가능성 높기 때문… 메이, EU의 추가 양보 얻어내야… ECJ “브렉시트 번복 가능” 유권해석

테리사 메이 총리가 지난달 2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 정상회의의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 이후 기자회견을 갖고 발언을 하고 있다. 브뤼셀=EPA 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총리가 지난달 2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 정상회의의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 이후 기자회견을 갖고 발언을 하고 있다. 브뤼셀=EPA 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1일 예정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합의안 하원 표결을 연기한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합의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데, 표결이 연기됨에 따라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오후 하원에서 “백스톱(Backstop)과 관련해 광범위하고도 깊은 우려가 있다”며 “내일로 예정된 표결을 연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스톱은 안전장치라는 뜻으로, EU와 영국이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사이의 국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상 결렬 시 당분간 영국 전체를 EU 관세동맹에 남기도록 한 것을 말한다. 앞서 영국 가디언은 소식통을 인용, 표결 연기 가능성을 점치며 “표결이 다음주 또는 1월 초로 늦춰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메이 총리가 표결 취소를 결정한 데에는 합의안의 부결 가능성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영국 하원의원 650명 가운데 하원의장 등 표결권이 없는 인원을 제외한 639명의 과반인 320명 이상의 찬성표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노동당과 스코틀랜드국민당, 자유민주당, 민주연합당 등 야당이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는 데다, 집권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 역시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쉽지 않았다. 합의안이 부결되면 최악의 경우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는 등 극도의 혼란이 불가피하다.

표결 연기가 확정되면서 메이 총리의 입지도 한층 더 흔들리게 됐다. 가디언은 “이론상 표결 연기는 메이 총리에게 EU와 재협상할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지만, 이 자체는 메이 총리의 권위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이 총리가 EU의 추가 양보를 얻어 내야 하는 상황이지만, EU는 브렉시트 재협상에 대해 거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편 이날 유럽연합의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 결정을 번복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해석을 내렸다. ECJ는 판결문에서 “회원국은 EU에서 탈퇴하려는 의도를 통보한 것을 일방적으로 번복할 수 있다”며 영국이 EU회원국과 협의 없이 브렉시트를 되돌릴 수 있다고 유권해석했다. 이렇게 되면 영국 내 브렉시트에 관한 국민투표를 다시 실시하자는 요구가 확산할 수 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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