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상황 엄중, 洪 중심 성과를” 사흘 연속 직접 챙겨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홍남기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최저임금 인상 문제 등 경제 현안을 처음으로 보고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홍 부총리 중심 ‘원팀’을 강조하고, 월 1회였던 대면 보고를 격주로 늘리기로 하는 등 힘을 실어줬다. 17일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하는 등 경제 관련 행보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100분간 홍 부총리로부터 2019년 경제정책을 중심으로 경제 현안을 보고받았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발표했다. 홍 부총리 취임 후 첫 대면 보고다. 김 대변인은 “애초 예정된 1시간을 훌쩍 넘겼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홍 부총리 보고를 받고 “현 경제 상황이 엄중한 만큼 경제팀은 신임 부총리 중심의 원팀으로 운영해주길 바란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제정책의 가시적인 성과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홍 부총리가 격주 보고를 요청하자 문 대통령은 “격주로 정례 보고를 할 뿐만 아니라 필요하면 그 보고 내용을 국민들에게도 알리자”고 재가했다. 전임 김동연 부총리는 월 1회 정례 보고를 했다. 또 홍 부총리가 “경제 관계 장관들과 청와대 수석이 참석하는 조율모임을 갖겠다”고 보고하자 문 대통령은 “모임이 좀 더 투명하게 운영되고 활발하게 토의가 이뤄지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지난 10일 임명장을 준 뒤에는 ‘기업의 투자 애로 해결을 위한 현장 소통과 리더십 발휘’를 언급했고, 11일 국무회의에서도 “홍 부총리가 우리 정부의 새로운 경제사령탑으로서 경제에 활력과 역동성을 불어 넣을 수 있도록 모든 국무위원들이 한 팀이 되어서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다. 이날 청와대 첫 보고까지 사흘 연속 홍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다. 김 전 부총리와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 간 갈등과 같은 양상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홍 부총리가 원톱 경제사령탑이라는 점을 확실히 정리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홍 부총리 임명을 통해 민간기업 투자 확대 등 경제 활력 회복의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각오도 엿보인다.
문 대통령은 또 17일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열어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하루 전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관실을 찾아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너무 빠릅니까”라고 질문하며 실태 조사도 주문했다.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 필요성 등 경제 현안 전반을 살피는 차원이었다. 홍 부총리도 이날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보고에 배석했던 차영환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은 ‘최저임금과 관련한 논의도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그것을 포함해 내년도에 추진할 정책 전반을 논의했다”며 “정부와 청와대, 여당이 함께 논의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17일 회의를 통해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정책 기조, 최저임금이나 주52시간 노동시간 단축 문제 등의 현안도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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