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동의 의사에도 강경 고수
더불어민주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원칙적 동의 의사를 밝혔지만 야3당은 “신뢰할 수 없다”며 투쟁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이들은 “자유한국당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대한 의견 일치를 해오라”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선거제 개혁 공동 전선을 구축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12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합동 피켓시위를 갖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거듭 촉구했다. 7일째 단식 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제가 오래 버틸 테니 그 안에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확실하게 합의해달라”며 “제 나이 70이 넘었지만 건강하고 깨끗하고 꿋꿋하게 쓰러질 때까지 지키겠다”고 선거제 개편에 대한 굳은 의지를 재확인했다. 바른미래당은 손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이날부터 매일 2명씩 동조 단식을 하기로 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해찬 대표에게 맡겼으니 알아서 하라는 말을 거두라”면서 문재인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1월 국회에서 ‘중앙선관위가 낸 안이 좋은 안’이라고 한 말에 진정성이 있다면 대통령이 오늘이라도 발언해야 한다”고 결단을 촉구했다. 정 대표는 문 대통령이 예산안 통과를 ‘협치의 좋은 성과’라고 말한 것을 두고 “엄동설한에 야당지도자들이 단식하고, 길거리에서 투쟁하고, 많은 시민이 정치에 불안을 느끼는데 협치의 좋은 성과라는 것이 말이 되냐”며 “기가 막힐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야3당은 이날 민주당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수용 입장에 대해 “기존 당론을 확인한 수준”이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냈다. 역시 7일째 단식 중인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민주당이 최고위에서 대단한 결정을 한 것처럼 말하지만 이는 원점으로 돌아간 것일 뿐”이라며 “원래 연동형이었던 당론을 ‘권역별’이라 주장하며 한 달 동안 선거제 개혁의 골든타임을 허비했다”고 지적했다.
야3당 지도부는 그러면서 민주당이 먼저 한국당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제 개혁에 대해 합의를 해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미 대표는 “민주당은 한국당과 예산안을 처리했을 때처럼 12월 한 달 문을 걸어 잠그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합의안을 만들어 오라”고 말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두 당이 예산 밀실 야합을 했듯 제발 선거제도로 다시 한 번 뭉쳐주길 간곡히 호소한다”며 “정파의 이익을 추구할 것인지, 대한민국의 역사를 고민하며 정치개혁에 동참할 것인지 결단할 때”라고 강조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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