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부터 정시 원서접수
모집정원 2년 연속 10만명 이하
수시 탈락 늘며 경쟁 치열할 듯
자연계열은 국어가 중요한 역할
영어는 학교별 배점방식 살펴야
수학능력시험 성적이 발표되고 각 대학의 수시전형이 마무리되면서 2019학년도 대입은 정시모집만을 남겨두게 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시모집인원이 10만 명 이하로 줄어든데다 모든 영역의 난도가 높은 ‘불수능’으로 등급간 표준점수 격차가 커져, 입시 현장은 전문가들도 정확한 분석을 내놓기 힘들 정도로 혼란스럽다.
특히 국어뿐 아니라 수시전형 최저학력기준으로 주로 활용되는 영어영역도 난도가 높았던 것이 관건이다. 올해 영어 1등급 수험생 비중은 5.9%(2만7,942명)으로 지난해(10.03%ㆍ5만2,983명)보다 대폭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수시에서 탈락하고 정시에 도전하는 인원이 많아져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때일수록 각 대학ㆍ학과마다 다른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을 고려해 ‘가’~’다’군으로 주어진 세 차례의 지원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정시 인원 8만여명… 역대 최저
19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2019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원서접수는 이달 29일부터 내년 3일까지 6일간 진행된다. 정시모집으로 신입생을 뽑는 198개 대학은 모집군과 상관없이 이 기간 중 3일 이상 원서를 접수한다. 올해 정시모집 인원은 전체 모집인원(34만7,478명)의 23.8%인 8만2,787명이다(재외국민 및 외국인 특별전형 160명 포함). 지난해(9만772명)보다 8.8%(8,036명) 줄어든 것이다. 정시모집 인원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0만명 이하로 줄어들었다.
수험생들에게는 ‘가’군과 ‘나’군, ‘다’군 등 세 번의 기회가 있다. 서울대와 서강대 등 138개 대학이 포함된 가군 모집 인원은 3만859명, 나군에서는 고려대와 연세대, 교대 등 135개 학교가 3만1,010명을 모집한다. 다군은 한국외대, 건국대, 홍익대 등 121개 대학이 2만707명을 뽑는다. 같은 대학이라도 인문계, 자연계 전공별로 가군, 나군 등으로 나눠 모집하기도 한다.
전형은 2019년 1월 4일부터 각 군별로 8일씩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가군은 1월 4~11일, 나군은 1월 12~19일이며 다군은 1월 20일부터 27일까지다. 합격자 발표는 1월 29일까지이며 미등록자 충원을 감안한 최종 합격 통보는 2월 14일까지 진행된다.
전체 정시모집인원의 87.0%인 7만2,044명은 수능 위주 전형으로 선발한다. 인문사회계열 일반 전형을 진행하는 181개교 중 전형요소로 수능만 반영하는 학교는 122개교, 자연계열은 159개교 중 126개교가 수능 성적을 100% 반영한다. 학교생활기록부 위주 전형은 교과(0.3%ㆍ313명), 종합(0.5%ㆍ436명) 등 749명으로 전체 정시모집 인원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들 전형은 수능반영비율이 낮고 일부는 학생부만 100% 반영하기도 한다.
정시모집은 군별로 각각 1개의 대학에만 지원할 수 있다. 사관학교와 경찰대학, 과학기술원,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대학은 모집군과 상관없다. 수시모집 합격자는 등록 여부와는 관계없이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
국어ㆍ영어 반영방법 선택이 합격의 열쇠
올해 입시의 당락은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모두 국어와 영어가 좌우할 전망이다. 특히 국어영역의 경우 표준점수가 지난해보다 16점이나 상승한데다 1, 2등급을 맞은 수험생 비율도 줄어들었다. 특히 자연계열은 수학 가형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았더라도 국어 성적이 좋지 않으면 만회할 수 없어 국어성적이 지원여부 판단의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영어는 절대평가로 치러졌지만 지난해보다 난도가 높게 출제되면서 변별력을 가르는 영역으로 부상했다. 때문에 대학별 영어 활용기준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 등급에 따른 감점방식을 사용하는 서울대는 2등급부터 한 개 등급이 떨어질 때마다 0.5점씩 감점해 9등급을 받아도 손해는 4점에 불가하다. 고려대는 2등급까지는 1점만 감점하지만, 3등급 이후부터는 2점씩 감점이 된다. 배점방식을 사용하는 연세대는 1등급 100점을 기준으로 2등급 95점, 3등급 87.5점 등 등급간 폭이 점점 커진다. 이화여대는 한 개 등급이 떨어질 때마다 10점씩 손해를 본다. 절대평가로 진행된 필수과목 한국사는 대부분의 학교가 3~4등급까지는 불이익이 없다.
표준점수ㆍ백분위 기준으로 대학을 나열한 지원참고표보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각 대학별 환산점수다. 똑같이 수능 위주 전형으로 모집하는 대학이더라도 수능성적 반영 지표, 각 영역별 반영 비율, 탐구영역ㆍ제2외국어 반영 여부 등 전형 방식에 따라 개개인의 점수는 천차만별이다. 수능을 표준점수 기준으로 반영하는 학교가 43개인 반면 백분위 기준으로 반영하는 학교는 109개나 된다. 서울시내 주요 대학들은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함께 반영한다. 국어와 수학은 표준점수, 각 과목별 표준점수 편차가 있는 탐구영역은 백분위를 활용해 자체 산출한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하는 식이다.
최상위권은 변별력 높아 소신지원 가능
수능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상위권으로 갈수록 변별력은 더욱 커지게 됐다. 특히 최상위권 학생들 간에는 동점자도 줄어들어 눈치작전 없는 소신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어만큼 어렵진 않았지만 역시 난도가 높았던 수학 역시 중요한 지원요소가 된다. 서울대ㆍ서강대 등은 수학을 국어에 비해 약 20%정도 더 반영한다.
경쟁이 치열한 중위권 점수대는 선택의 폭이 넓은 만큼 수능 점수 조합이 관건이다. 일부 대학은 국어와 수학, 탐구 중 한 과목을 반영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이에 따른 합격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 삼육대는 탐구 1과목을 필수로 반영하면서 국어, 수학, 영어 중 두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성신여대 일부 학과는 국, 수, 영, 탐 중 3가지 영역을 직접 선택해 지원할 수 있다. 자연계열의 경우 수학 가형에 응시자에게 5~10%의 가산점을 부여하는 대학이 있다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정시모집 원서 접수 전 각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최종 정원이 변동되는지 여부도 확인해 봐야 한다. 수시에서 최저학력기준 미충족, 미등록 등으로 정해진 인원을 모두 선발하지 못할 경우 남은 정원이 정시로 이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올해 수능 난도가 높아 최상위권 대학의 수능 수시모집 최저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수험생이 증가하고 이월인원이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최종 확정인원이 공개되는 27일 이후 자신이 지원하는 모집단위 정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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