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경제정책방향] 정부 “내년 대내외 여건 녹록지 않아”
정부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8%에서 2.6~2.7%로 낮췄다. 23만명 수준으로 내다봤던 월 평균 취업자 증가 규모도 15만명으로 하향 조정했다. 정부의 과감한 재정 확대에도 불구하고 민간의 투자 부진과 수출 둔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이다.
17일 기획재정부의 ‘2019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6~2.7% 성장하고, 내년에도 이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7월 전망치(2018년 2.9%, 2019년 2.8%)와 견줘 올해는 최대 0.3%포인트, 내년은 최대 0.2%포인트 낮춘 수치다. 지난해 3.1%로 3년 만에 3%대를 복귀했던 경제성장률이 1년 만에 다시 2%대로 하락할 정도로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약해졌다는 얘기다. 기재부 관계자는 “중국, 미국 등 주요국 성장세가 올해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고, 이에 따라 내년 우리나라 수출도 둔화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내년 성장률 전망 하단을 2.6%까지 낮춘 것은 투자, 고용 등 거시경제 주요 지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2.6%는 한국은행(2.7%)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ㆍ2.8%)보다 더 어두운 전망이다. 정부가 발표하는 성장률 전망치는 통상 민간 전망치를 상회한다. 정부 전망치는 재정ㆍ정책을 총동원해 정부가 달성 가능한 목표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정부가 2%대 중후반대로 예측되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목표치를 제시한 것”이라며 “경제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현실과 동 떨어진 성장률을 제시할 순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간 취업자 증감은 올해 10만명, 내년 15만명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역시 7월 전망치(2018년 18만명, 2019년 23만명)에서 대폭 하향 조정한 수치다. 제조업, 도소매ㆍ숙박음식점 등 민간 분야 일자리가 계속 감소하고 있는 데다 건설경기 둔화로 건설업 일자리 증가세도 제한적이라고 봤다. 15~64세 생산가능인구가 지난해 감소로 돌아서고,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해 14%를 넘어 고령사회에 진입한 것도 고용시장의 활력을 떨어드리는 구조적 요인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정부의 재정 투입으로 올해 목표치인 10만명은 달성할 수 있겠지만 내년에 5만명을 추가로 늘리기 위해선 기업의 임금 비용 충격을 완화하는 정책 수정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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