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넘으면 마비, 40%가 치사량
강릉 펜션 사고로 사망한 서울 대성고 학생 3명에게서 혈중 일산화탄소(CO) 포화도가 치사량을 웃도는 최고 63% 수준으로 검출됐다. 일산화탄소는 전신에 산소를 공급하는 헤모글로빈과의 결합력이 산소보다 200배나 큰데, 일산화탄소와 헤모글로빈이 결합한 COHb의 혈중 포화도가 높아질수록 저산소증이 심해져 심각하게는 사망에 이르게 된다.
강원 강릉경찰서에 따르면 펜션 사고 사망 학생 3명의 혈중 일산화탄소 포화도는 각각 48%, 56%, 63%. 김진복 강릉경찰서장은 “사망 학생 모두 혈중 포화도가 치사량인 40%보다 높게 나타났다”며 사망 원인을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확정했다. 일산화탄소 노출 환경과 인체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실제 COHb가 20%만 넘어도 마비 증상이 오고 40% 수준에 다다르면 사망하기도 한다는 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의 설명이다.
각종 해외 연구에서는 보통 COHb 포화도가 60%가 넘으면 호흡부전증과 중추마비 증세를 보이고, 70~80%에 다다르면 짧은 시간 내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기준에 따라 COHb 포화도가 80%인 사람의 일산화탄소 노출 상황을 환산해보면, 공기 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1,500~2,000ppm으로 높은 상황에서 4, 5시간 호흡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성환 고려대 의과대학 법의학교실 교수는 “보통 화재로 사망한 이들의 일산화탄소 COHb는 60% 정도로 나온다”며 “이번 사고의 경우 밀폐 공간에서 일산화탄소가 고농도로 발생해 인체 치명도가 더욱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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