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시리아ㆍ러ㆍ이란 반색할 것”… 美 중동정책 변화로 혼란 불가피
미국이 시리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에 대한 전면철수를 곧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7년에 걸친 시리아 내전이 알 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정부군의 승리로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 미군의 해외 장기 주둔을 탐탁치 않게 생각해왔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 철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오전(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ISIS)를 격퇴했다. 내 임기 동안 그곳에 미군을 주둔시키는 유일한 이유(가 사라졌다)”며 철군 방침을 시사했다.
CNN 등 미국 언론도 조만간 시리아 주둔 미군의 전면 철수가 단행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이날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 “조속한 시간 내에 시리아 주둔 미군을 전면 철수시키는 계획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시리아 남부에는 미군 2,000명 가량이 주둔하고 있으며 주로 극단주의 이슬람 조직인 이슬람 국가(IS)와 싸웠던 쿠르드군 주축의 시리아민주군(SDF)에 대한 군사훈련을 지원해왔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미군 고위 인사들은 시리아에서 IS 세력 소탕은 물론 이들의 재기를 완전히 봉쇄하기 위한 장기적인 미군 주둔 필요성을 지지해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철군을 결정하면서 미국의 대 중동 정책에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CNN은 “미군이 시리아에서 철군한 후 이라크에 주둔하면서 시리아 내 IS에 대한 공격을 준비한다고 해도, 전면 철군은 시리아와 러시아, 이란등이 모두 희망했던 일”이라며 “이는 미국의 이 지역에서의 영향력 감소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 등도 미국이 시리아에서 전면 철수를 단행할 경우 미국의 장기적 대 중동 및 대 시리아 정책 변화로 인한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WSJ는 시리아 주둔 미군 전격 철수 결정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전화통화 이후 이뤄졌다고 전했다. 터키 정부는 그동안 쿠르드족이 주축을 이루는 SDF에 대한 미국의 지원에 불만을 품어왔으며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근 TV 연설에서 수일 내에 시리아 북동부의 쿠르드 반군에 대한 군사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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