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노벨평화상 수상한 인권운동가 나디아 무라드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이라크에서 나왔다. 이라크에 평화상이 돌아간 것도 처음이지만, 그 중에서도 소수민족인 야지디족 여성이 수상자가 된 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인권운동가 나디아 무라드(25)가 그 주인공이다. 무라드는 2015년부터 “야지디족 여성들이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의 성노예로 고통 받고 있다”고 국제사회에 알려왔다.
무라드도 IS의 성노예 중 한 명이었다. 2014년 IS는 이슬람교를 믿지 않는 민족이라는 이유로 이라크 신자르 지역의 야지디족 마을을 공격했다. 당시 19세였던 무라드는 IS에 납치돼 3개월 간 폭행과 강간에 시달리다가 탈출을 감행했다. 이후 독일로 건너가 국제형사재판소(ICC)에 IS를 제소하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자신의 피해 사실을 증언하면서 자연스레 인권운동가가 됐다.
전쟁 성폭력 피해자가 직접 피해 사실을 알리는 일 자체가 드물기 때문에, 무라드의 호소는 국제사회에 큰 파장을 가져왔다. 그는 “이 모든 일이 전세계가 지켜보는 앞에서 일어났다”며 “무관심이 IS의 만행을 가능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2016년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유엔 친선대사로 임명된 그는 꾸준히 전쟁으로 인한 집단학살과 성폭행 피해를 입은 이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무라드는 IS에 대한 법적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도 역설해왔다. 지난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시상식에서 “내게 정의란 이런 범죄를 저지른 IS 대원들을 죽이는 게 아니라, 그들을 법정으로 보내 죄를 인정하게 하고 죗값을 치르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 인권유린이 강력한 처벌 대상이라는 것을 국제사회가 나서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무라드는 2016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딴 난민구호단체 ‘나디아 이니셔티브’를 설립해 전쟁 피해자들을 돕고 있다. 이 단체는 아직까지 난민캠프에서 생활하고 있는 야지디족이 다시 신자르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마을을 재건하고, 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심리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그는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나의 탄원은 사람들의 동정심은 일으켰지만 행동까지 이끌어내지는 못 했다”면서 “내년은 2014년 일어난 잘못을 바로 잡는 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슬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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