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환자 무릎인공관절수술 지원
본인ㆍ대리인, 보건소ㆍ주민센터에 신청
“퇴행성관절염으로 고생하던 때를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무릎인공관절수술을 받고 난 뒤 새로 태어난 기분이 들 정도입니다.”
1년 전 무릎인공관절수술을 받은 정모(67ㆍ여)씨는 수술 받기 전에는 무릎의 만성 퇴행성관절염으로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제대로 걸을 수도 없었다. 약을 먹고 연골주사를 맞아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아 병원을 찾았지만 만만치 않은 수술비 때문에 수술이 망설여졌다. 그런데 병원에서 노인의료나눔재단을 소개 받아 수술비를 지원 받았다.
퇴행성관절염은 65세 이상 고령인의 70∼80%가 겪는 매우 흔한 만성질환이다. 지난해 380만명이 병원을 찾을 정도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나이가 들어 관절 안의 물렁뼈가 닳아 없어지고 물이 차는 무릎 퇴행성관절염이 악화되면 다리가 O자 모양으로 휘고 통증도 극심해진다. 점점 걷기 힘들고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무거운 것을 제대로 들 수도 없다. 특히 앉았다 일어설 때 통증이 극심해진다.
무릎 퇴행성관절염이 심하지 않다면 약이나 주사, 물리치료 등으로 치료를 한다. 하지만 만성으로 이어지면 유일한 치료법이 무릎인공관절수술(무릎인공관절치환술)이다. 무릎인공관절수술은 상한 물렁뼈를 깎아내고 금속과 플라스틱으로 만든 인공관절을 무릎에 넣는 수술이다.
인공관절은 본인 관절에 맞춰 안전하게 제작돼 관절 부위에 맞게 넣으므로 통증 원인과 운동장애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는 관절은 최대한 보존하므로 합병증과 고령 환자의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무릎인공관절수술을 받으면 벋정다리가 된다는 속설도 있었지만 요즘은 많이 굽혀지는 고굴곡형 인공관절 모델이 쓰이면서 이런 점도 거의 해결됐다.
조승배 연세건우병원 원장은 “의학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60대는 물론 70~80대의 고령환자도 무리 없이 무릎인공관절수술을 받을 수 있다”며 “관절을 어느 정도 살릴 수 있다면 부분 무릎인공관절수술도 시행해 회복속도와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고령의 저소득층 환자는 수백만원이 드는 수술비 부담으로 무릎인공관절치환술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건복지부는 2015년부터 무릎 하나 당 300만원이 넘는 수술비와 입원비와 물리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령의 저소득층 환자에게 무릎인공관절수술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노인의료나눔재단(이사장 황영하)은 보건복지부 예산으로 만 65세 이상 저소득층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게 120만(한쪽 무릎 기준)~240만원(양쪽 무릎 기준)의 수술비를 지원한다. △의료 급여 1ㆍ2종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 가족이 해당한다. 가까운 보건소나 주민센터 등에 수술비 지원 신청을 하면 노인의료나눔재단(1661-6965)에서 대상자를 선정해 알려준다. 가족ㆍ친구ㆍ사회복지사 등의 대리 신청도 가능하다.
이 지원 사업을 통해 2015년부터 지금까지 5,674명의 환자(수술 8,757건)에게 71억7,000여만원의 수술비가 지원됐다. 올해에만 970명에게 12억3,000만원이 지급됐다. 나병기 노인의료나눔재단 상임이사는 “고령의 만성 퇴행성관절염 환자가 정보 부족과 비용 문제 등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우리 재단이 이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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