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특정 기업의 최저임금 준수 여부를 가리기 위한 시급 계산 시 사용하는 ‘기준 근로시간’에 원안대로 주휴시간을 포함하기로 했다. 노사가 합의해 임의로 도입한 약정휴일시간과 약정휴일수당은 최저임금 산정에서 빼기로 했지만, 경영계는 기업 부담이 조금도 줄어들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주 52시간 상한근로제의 처벌을 유예하는 계도기간이 올해 말로 종료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근로시간 단축 노력을 하는 기업에 한해 내년 3월까지 연장하는 등 연착륙 대책을 내놨다.
정부는 24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서울 종로구 정부종합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 수정안을 오는 31일 의결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개정안 원안은 최저임금 준수 여부를 가리는 계산(월 급여/월 근로시간) 시 분자에 해당하는 월 급여에는 ‘기본급+법정주휴수당+약정휴일수당’을, 분모에 해당하는 월 기준 근로시간에는 ‘소정근로시간+법정주휴시간+약정휴일시간’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수정안에는 약정휴일 관련 수당과 시간을 모두 제외해 월 급여는 ‘기본급+법정주휴수당’으로, 월 기준 근로시간은 ‘소정근로시간+법정주휴시간’으로 각각 정리됐다. 약정 휴일은 법에 보장된 주휴시간(통상 일요일 8시간) 이외에 노사가 합의해 추가로 유급휴일을 받는 것을 뜻한다. 일부 대기업의 경우 법정주휴시간과 별도로 토요일을 약정 휴일로 간주해 4~8시간 유급 휴무를 주고 있다.
이번 수정안은 계산 방식에만 약간 변화를 준 것으로, 제도 변경 전후의 결과 값에는 차이가 없다. 앞서 경총 등 사용자 단체들은 급여에는 법정주휴수당과 약정휴일수당을 전부 산입하되 근로시간에는 주휴시간을 빼고 소정근로시간만 넣어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올 연말로 종료될 예정이던 주 52시간 근로제 계도기간은 자체 개선 계획을 세워 올해 안에 고용노동부에 개선안을 제출하는 기업에 한해 내년 3월31일까지 연장해 주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탄력적 근로시간제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은 관련 법 시행시까지 계도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