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복지원사건 피해신고센터 오픈
부산 도시철도 전포역 내에 마련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를 신고할 수 있는 센터가 문을 열었다.
26일 오전 11시 부산시는 도시철도 2호선 전포역사 1번 출구와 2번 출구 사이 대합실에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신고센터'가 문을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이날 개소식에는 형제복지원 피해자와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당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지전(紙錢)춤이 진행될 때 참석자 중에는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 센터는 형제복지원 피해 신고자 상담, 사건 관련 자료 수집과 정리 등을 하면서 피해생존자 모임 등을 위한 장소로 활용된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부산지역 복지시설인 ‘형제복지원’에서 부랑인 단속이란 명분으로 무고한 시민을 불법적으로 감금하고 강제노역과 폭행을 일삼은 인권유린 사건이다. 당시 사망자 수만 55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센터의 이름은 ‘뚜벅뚜벅’으로 진실을 향해 뚜벅뚜벅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았다. 한종선 피해자 대표는 “센터는 당시 피해 당사자들이 당당히 피해 사실을 알리고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공간으로서 의미가 크다”면서 “형제복지원에서 살아 남은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피해자)가 아픔을 털어내고 다른 사람들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것이 진정 이 사회에서 살아 남는 길”이라고 말했다.
피해신고센터는 오거돈 부산시장이 지난 9월 형제복지원 피해자에게 공식 사과를 한 뒤 3개월여 만에 문을 열었다. 최근 검찰에서는 형제복지원 사건을 대법원에 비상상고하고 검찰총장이 사과하는 등 형제복지원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과거사 정리 기본법' 개정을 심의 후 이 법안이 통과되면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에 대한 피해보상과 명예회복 등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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