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예고 없이 이라크 바그다드 서쪽 알아사드 공군기지를 방문해 주둔 중인 미군을 위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전장에서 가까운 군부대 지역을 방문한 것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시리아 주둔 미군의 철수가 옳다고 주장하면서 이라크에서 철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가 이날 극비리에 크리스마스 위문차 이라크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본래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휴일을 보낼 예정이었으나,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워싱턴에 남은 상황이었다. 이라크 미군부대 방문이 예정된 것인지 갑작스럽게 정해진 것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 방문 도중 자신의 시리아 철군 결정을 두고 “결국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시리아 작전은 이슬람국가(IS)를 요새에세 쫓아내는 것이지 국가를 건설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다른 부유한 국가들이 그 짐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잔여 IS 세력을 처리하는 것은 터키의 몫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되풀이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에서는 전혀 철군할 계획이 없다”라며 “만약 시리아에서 활동이 필요할 경우에는 이라크를 기지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필요로 한다면 IS를 빠르고 강력하게 공격할 수 있으며, 그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조차 알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신임 국방장관 임명에 서두르지 않겠다”라며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이 그 자리에 오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경 장벽 건설 예산 문제로 발생한 연방정부 셧다운에 대해서도 “국경 안보를 위해 어떤 대가라도 치를 준비가 돼 있다”라며 당분간 버틸 것이라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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