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UN 총회는 토착어들의 소멸을 막기 위해 2019년을 ‘세계 토착어의 해’로 정하기로 의결하였다. 현재 지구상에는 7,000여 개의 토착어들이 있지만 이 중 사용하는 인구가 적어 소멸 위기에 처한 언어가 1,500여 개, 현재 소멸 중인 언어는 900여 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네스코는 ‘소멸 위기에 처한 세계 언어 지도’를 펴내면서 어린이들이 가정에서만 토착어를 사용하는 단계인 흰색에서부터 어린이들이 가정에서 더 이상 토착어를 사용하지 않는 노란색, 노령 인구만 토착어를 사용하는 주황색, 노령 인구만 토착어를 드물게 사용하는 빨간색, 토착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없는 검은색의 다섯 단계로 분류했는데, 우리나라 제주도 방언인 제주어는 빨간색으로 분류돼 소멸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어는 그 사회의 총체적인 문화를 담고 있는 그릇이기 때문에 언어가 소멸되면 그 사회가 오랫동안 축적해온 문화와 지혜, 전통 등의 자산들이 한꺼번에 자취를 감추게 된다.
우리나라도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가 학생들이 조선말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면서 우리말과 글이 소멸될 위기에 처한 적이 있었다. 일제가 조선의 완전한 지배를 위해 민족 말살 정책을 시행하던 그 암울했던 시기에 조선어학회 회원들은 자칫 사라질지도 모를 우리말들을 전국 팔도에서 모아 우리말 사전을 편찬하는 작업에 착수했고 이후 일제의 갖은 탄압을 이겨내고 광복 후 1947년 ‘조선말 큰사전’을 간행하였다.
목숨을 걸고 우리말과 글을 지켜내려고 했던 조선어학회 회원들의 눈물겨운 이야기는 2019년 1월 영화 ‘말모이’를 통해 만날 수 있다. ‘말모이’는 주시경 선생 등이 편찬하려다 끝내지 못한 우리나라 최초 국어사전의 이름이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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