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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김정은 신년사에 핵보유국 굳히기 전략 의도 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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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김정은 신년사에 핵보유국 굳히기 전략 의도 담겨”

입력
2019.01.02 10:53
수정
2019.01.02 19:0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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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전 주영 북한 공사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김정은 신년사로 본 2019년 한반도 정세 분석과 전망' 토론회에 참석해 자유한국당 오세훈 국가미래비전특위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태영호 전 주영 북한 공사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김정은 신년사로 본 2019년 한반도 정세 분석과 전망' 토론회에 참석해 자유한국당 오세훈 국가미래비전특위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문맥을 관통해보면, 2018년 초나 지금이나 핵무기를 끝까지 고수해 나가려는 데 한 치의 변화가 없다는 걸 알 수 있다”고 해석했다.

태 전 공사는 2일 자유한국당 국가미래비전특위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김정은 신년사로 본 2019년 한반도 정세분석과 전망’ 간담회에서 “신년사를 보고 (김 위원장이) 핵무기 포기라는 통 큰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지만 북한 외교관으로 일한 저로서는 북한이 그런 합리적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신년사에서 나타난 김 위원장의 대남ㆍ대미 전략을 두고 “북미 핵 협상을 핵 군축협상으로 좁혀 전략적 위치를 굳히고, 대북제재를 떨쳐내는 것으로 압축된다”며 “신년사의 대미 메시지에는 한 마디로 핵보유국 위치를 보다 굳히는 전략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태 전 공사는 2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는 “김 위원장이 강력한 희망을 보인 동시에 회담 전까지 타협점이 안 보이면 회담에 나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 풀이했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면서 뒤이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고 밝힌 부분을 지목해 “공갈을 끼워 넣은 대목에 주목했다”고 근거로 설명했다.

태 전 공사는 “올해 대남전략 메시지에서 눈여겨본 부분은 평화협정체계를 위한 다자협상 문제를 끼워 넣은 것”이라며 “현시점에서 북한이 미국에 평화협정 문제를 제기해야 거절당할 게 뻔하기 때문에 이번에 한국, 중국 정부를 이용해서 미국을 압박해 끌어내는 전술로 다가가려 한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가능성에 대해선 △(군사적) 적대관계 해소를 한반도 전체로 확장 △다자협상 추진 △개성공단ㆍ금강산 관광 재개 등 세가지 사항의 하나라도 한국 정부와 합의할 수 있다면 “정상회담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신년사에 ‘서울 답방’은 빠져 있지만 개성공단 재개 등 경제적 이익 지점에 돌파구가 열리면 서울은 아니라도 판문점에서 4ㆍ5차 남북정상회담을 하자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태 전 공사는 문재인 정부에 조언도 내놓았다. 그는 “남북관계와 북한 비핵화 병행 추진 원칙을 유지하고 한미 공조체제도 이어가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여도 북한이 적대관계 해소를 들어 거듭 군축을 요구하는 것에 끌려 다니지 않고 신중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화는 힘에서 나온다. 일방적 양보는 북한 비핵화도, 평화도 이뤄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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