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설 불허를 권고했던 공론조사위의 결정을 뒤집고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를 내준 원희룡 제주지사의 퇴진과 영리병원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의료영리화 저지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 등은 3일 오전 제주 제주시 제주도청 앞 도로에서 ‘제주도 영리병원 철회와 원희룡 제주도지사 퇴진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대회에는 전국에서 모여든 노동자들과 의료업계 종사자,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주최측 추산 500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이날 결의문을 통해 “원희룡 지사는 민의를 무시한 채 녹지국제병원 설립을 허가해 역사에 남을 폭거를 저질렀다”며 “도민의 뜻을 저버리고 민주주의를 훼손한 원 지사를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원 지사가 계속해서 민의를 거스르고 제주도내 영리병원 설립을 지속 추진한다면 주민소환운동을 포함한 전면적인 퇴진 투쟁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또 “영리병원 설립에는 현 정부의 책임도 분명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의료민영화를 반대하고 영리병원 설립을 금지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했는데,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정부는 현재 제주도의 영리병원 허용 결정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제주영리병원을 둘러싼 모든 의혹과 설립 승인 과정에서의 부당함, 영리병원과 의료영리화의 문제점을 널리 알려내고 전국적 여론을 만들기 위한 투쟁에 나서겠다”며 “돈벌이 의료를 반대하고 의료공공성을 지켜내고자 하는 국민들과 함께 100만 서명운등을 비롯해 모든 방법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치고 원 지사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제주도청에 진입하는 과정에서공무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마찰을 빚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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