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에 대한 공개 저격글을 올렸다 돌연 삭제한 것을 두고 안팎에서 신중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손 의원이 “더 이상 거론할 필요를 느끼지 않기 때문에 삭제했다”고 삭제 배경을 설명했지만,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손 의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신재민씨 관련 글을 올린 이유는 순수한 공익제보자라고 보기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글을 내린 이유는 본인이 한 행동을 책임질만한 강단이 없는 사람이라 더 이상 거론할 필요를 느끼지 않기 때문”이라고 짤막하게 해명했다.
앞서 2일 손 의원은 ‘신재민을 분석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신 전 사무관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나쁜 머리를 쓰며 위인인 척 위장했다. 순진한 표정으로 청산유수 떠드는 솜씨가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며 “일확천금을 꿈꾸며 이 방법을 택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손 의원은 다음날 신 전 사무관이 유서를 남기고 잠적하자 글을 삭제했다.
신 전 사무관을 비난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대응 방식에 대해 야당은 ‘내로남불’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근거 없는 내용으로 인격을 깎아 내리려는 게 국회의원의 글인지 알 수 없다”며 “고영태를 공익제보자로 옹호한 손 의원은 지금이라도 내로남불 말고 신 전 비서관에 대한 겁박 대신 그의 메시지에 담긴 경고음을 들어야 한다”고 일갈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신 전 사무관의 유서 소동과 여당 대응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해 공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신 전 사무관 사태를 자세히 언급한 참석자는 박주민 최고위원이 유일했다. 박 최고위원은 “신 전 사무관의 소식을 듣고 많이 놀라고 마음이 아팠다”면서도 “2016년 국회가 승인한 국가재정운영계획 범위 내에서 조율이 있었던 듯 하지만 신 전 사무관의 위치에서 이를 완벽히 이해하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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