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기재위ㆍ정무위 소집도 거듭 요구
자유한국당이 폭로 정국 중심에 선 김태우 전 수사관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을 “정권 불의에 맞선 젊은 공무원”이라 규정하고 갖은 의혹 규명을 위한 총공세에 돌입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4일 신 전 사무관 등과 관련해 소집한 긴급 의원총회에서 “출범 2년도 안 된 시점의 공익제보로 독선적ㆍ비민주적인 국정운영 실체가 드러났다”면서 민간인 사찰과 적자 국채 발행 강압 의혹 등을 ‘국기문란사건’이라 명명하고 공세 수위를 더욱 끌어올렸다.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이제는 직접 나서야 할 때”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한국당은 일단 신 전 사무관 등을 ‘공익제보자’로 규정하면서 여권이 이들의 입을 막으려 “탄압하고 있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나 원내대표는 “정부ㆍ여당이 공익 제보자의 용기 있는 외침을 조롱ㆍ희화화한다”면서 공익신고자 보호법 개정 추진과 당내 공익제보자 신고ㆍ보호센터 설립 방침을 밝혔다. 이어 정양석 원내수석표대표 등 지도부는 의원총회 뒤 청와대를 찾아 문 대통령에게 ‘항의 서한’도 전달했다. “정권 불의에 맞선 젊은 공무원들에 대한 파상공세식 인격 모독과 고발 등 탄압을 중단하고 국정 개혁을 위한 현명한 조치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국회 기획재정위ㆍ정무위 소집도 거듭 요구하며 관철을 위한 대응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그러면서 특히, 지난달 퇴직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반드시 국회 기재위에 출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신 전 사무관에게 “소신이 담긴 정책이 모두 관철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페이스북에 쓴 김 전 부총리에게 글의 취지와 당시 의사결정 배경을 따져 묻겠다는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진실의 머리를 감추고 변명의 꼬리만 내미는 격은 안 된다”며 “김 전 부총리는 명백히 답하라”고 했다. 적자 발행 외압 규명 목적으로 꾸린 ‘나라살림조작 진상조사단’을 이끄는 기재부 출신 추경호 의원도 “미수에 그쳤지만 국채 8조원을 발행했다면 1,000억원 안팎의 이자를 세금으로 내야 할 상황이었다”며 “김 전 부총리가 직접 국채 발행 지시를 내린 이유를 밝히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고발전도 이어간다. 청와대 특별감찰반 진상조사단장인 김도읍 의원은 유재수 전 금융위 정책국장 비위 첩보 묵살 등으로 조국 민정수석과 백원우 민정비서관을 추가 고발하고, 외교부 사생활 감찰과 별건조사 등으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을 고발한다고 밝혔다. 독립기념관장 사표 종용 의혹에 대해 피우진 보훈처장 등도 고발한다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도 적자 국채 발행 강요 등과 관련해 기재위 청문회 개최를 주장하고, 민주평화당도 이날 ‘정부 국채조작 의혹 진상조사단’을 꾸리는 등 야당 공조도 점차 이뤄지는 형국이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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