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 자녀 ‘에코세대’ 노동시장 본격 진입 영향… 장기 빈곤층 이어질 수도
모든 세대 중 20대의 고용률만 2009년 국제금융위기 때보다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불황으로 인한 제조업 일자리 감소 현상이 심각한 상황에서 20대 청년층의 고용 부진이 장기 빈곤계층의 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6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최근 연령대별 인구의 변동과 산업별 고용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50대와 60세 이상 연령대의 고용률은 빠르게 상승했다. 2009년 고용률을 100으로 볼 때 50대와 60세 이상의 작년(1~10월 기준) 고용률은 각각 108과 106을 기록했다. 40대와 30대도 각각 102와 106을 기록해 고용 사정이 나아졌다. 그러나 20대의 고용률(99)만 유일하게 2009년 수준에 못 미쳤다. 고용률은 취업자 수를 생산가능인구로 나눈 것이다.
김주영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청년 고용률 부진은 한국경제의 일자리 창출 능력 저하와 함께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자녀(에코세대ㆍ1979~1992년생)가 노동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20대 생산가능인구는 저점을 찍은 2013년 668만6,000명에서 올해 695만2,000명으로 증가 추세다.
청년층이 취업을 못하거나 취업 시기가 늦어지면 평생소득이 줄어들어 소비 침체가 가속화한다. 혼인 연령도 늦어지고, 심각한 사회문제로 꼽힌 결혼 기피, 저출산 현상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 정부의 복지 재정 부담 증가와 노동인구 감소 등이 이어져 국가 경쟁력 하락도 불가피하다. 김 연구위원은 “에코세대가 대학을 졸업하고 노동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향후 수년이 청년고용 문제 해결의 중대한 시점임을 감안해 보다 적극적인 고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에코세대의 부모 세대인 50대와 60대의 고용률은 크게 개선됐다. 50대의 2015~2018년 제조업(연평균 1.5%), 건설업(3.5%), 서비스업(1.6%) 고용률은 같은 기간 인구증가율(1.2%)보다 높았다. 건강 상태가 개선되면서 같은 기간 60대의 고용률도 제조업(연평균 11.8%), 건설업(9.4%)의 경우 인구증가율(5.8%)을 크게 웃돌았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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