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이 매년 정보기술(IT)업계 최신 트렌드를 공개하는 소비자가전박람회(CES)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다. 155개국 4,500여개 기업들이 참여하는 올해 CES에는 약 20만명의 관람객이 나흘간 라스베이거스 시내의 전시장들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ㆍ기아차, SK텔레콤, 네이버, 한글과컴퓨터 등 전자, 자동차, IT 기업이 총출동한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등은 올해도 CES의 중심 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5세대(G) 이동통신 원년을 맞아 스마트시티와 홀로그램 등 5G 상용화 이후 달라질 미래 생활에 초점을 맞춘 기업들이 많다.
◇이용자 맞춤형 인공지능(AI)으로
AI는 수년 전부터 CES의 대표 주제로 자리잡았다. 전자제품에 음성명령을 하는 초보 수준의 AI에서, 일상 속에서 물 흐르듯 구현되는 AI가 ‘대세’로 바뀌었다.
참가 업체 중 가장 넓은 3,368㎡ 규모 전시관을 마련한 삼성전자는 ‘뉴 빅스비’를 내세워 삶의 질을 높여주는 다양한 차세대 AI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AI 스피커 ‘갤럭시 홈’은 집안 기기들을 음성으로 제어하는 것뿐 아니라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그에 알맞은 환경을 조성한다. 예를 들어 명상을 할 때 음악을 틀어주는 것 외에도 명상에 적합한 조명, 온도, TV 화면 등을 한꺼번에 제공하는 식이다. AI 경험은 집 밖에서도 이어지는데, 집에서 듣던 음악을 차 안이나 헬스장에서 이어 듣거나 ‘디지털 콕핏(운전석)’ 스크린을 통해 귀갓길 차량 스크린으로 집 안 냉장고 내부를 확인할 수도 있다.
LG전자는 박일평 최고기술책임자(CTO)의 기조연설로 CES의 문을 연다. 박 CTO는 개막 하루 전인 7일(현지시간) ‘더 나은 삶을 위한 AI’라는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그의 연설은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IFA)에 이어 두 번째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근 AI가 업계 트렌드인 점을 고려하면 연이은 기조연설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LG전자는 AI 브랜드 ‘씽큐’의 자체 기능을 대폭 강화하면서 외부 협력도 지속해나갈 예정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AI 비서 프로그램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LG전자의 AI TV는 올해 아마존 알렉사까지 지원한다. 전세계적으로 아마존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의 AI 스피커 시장 점유율이 70%에 이르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선택권이 대폭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라이프 앞당기는 5G
SK텔레콤은 SM엔터테인먼트와의 공동 전시 부스에서 홀로그램과 가상현실(VR) 등 5G 맞춤형 콘텐츠를 선보인다. ‘홀로박스’는 5G 기술인 홀로그램에 SK텔레콤의 AI 플랫폼 ‘누구’를 결합한 서비스로, 관람객이 말을 걸면 홀로그램으로 만들어진 사람 모습의 아바타가 몸짓과 표정을 바꿔가며 실시간으로 대화에 응한다.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의 공동 전시 부스에서는 자율주행의 ‘눈’과 ‘두뇌’ 역할을 하는 센서와 지도 기술이 공개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국내외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5G 시대에 사용될 자율주행 핵심 기술을 확보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5G 시대 달라질 미래 생활을 제시한다. 집과 빌딩, 공장 관리부터 교통 신호 체계까지 모든 것이 5G 통신으로 이뤄지는 ‘스마트 시티’를 비롯해 스마트 팜 등을 선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한국과 미국의 5G 상용 서비스에 사용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기지국은 물론, 지난해 12월 선보인 스마트폰 형태 5G 단말기도 전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