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노사가 막판 심야협상을 벌였지만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서 노조가 19년 만에 총파업에 나섰다. 국민은행 측은 전국 411곳에 거점점포를 운영하고 각종 거래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은행 노조는 8일 오전 9시부터 서울 송파구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총파업 선포식을 열고 공식적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노사는 전날 오후 11시쯤 임금피크제 도입 시기ㆍ페이밴드(호봉상한제)ㆍ성과급 등 핵심 쟁점을 놓고 최종협상에 돌입했지만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사실상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 특히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를 놓고는 노사가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노조는 산별 협상에 따라 임금피크 진입 시기를 1년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사측은 직급별 임금피크 진입 시기를 통일하면서 팀원 이하의 경우에는 6개월 연장에 그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총파업 선포식에는 전날 오후 9시부터 밤샘 집회를 함께한 조합원 1만여명(노조 추산)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국민은행 전체 조합원(1만4,000여명) 중 3분의 2 이상이 파업에 동참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우선 영업점 규모와 접근 편의성을 고려해 지역별 거점점포 411곳을 선정했다. 각 영업점에는 적은 인원으로도 업무를 꾸려가기 위한 가이드북을 전달한 상태다.
이와 함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비롯한 자동화코너와 인터넷ㆍ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서비스로 고객을 최대한 유도하고, 고객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콜센터를 통해 문의하는 고객에게는 영업점 수요를 분산해 안내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전국 1,058곳 영업점을 열지만 영업점 일부 업무가 제한될 수 있어 영업점 운영현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거점점포, 인터넷뱅킹 및 모바일뱅킹 등을 통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민은행은 8일 영업시간 중 발생하는 각종 금융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수수료 면제 대상은 타행송금 등 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 창구거래에서 발생하는 각종 증명서 발급이나 사고신고 수수료, 외화수표 매입 등 외환 관련 수수료다. 이번 파업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않은 업무는 연체이자 없이 처리해 고객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파업은 하루짜리 경고성 파업이다. 그러나 향후에도 노사가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하면 3월 말까지 단기 파업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당장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2차 총파업이 예정돼 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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