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기자회견서 “머지않은 시기에 회담 개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전에 두 번째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르면 내주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양측 간 고위급 회담이 열릴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연 신년 기자회견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머지않은 시기에 개최될 2차 북미정상회담과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한반도 평화를 확고히 다질 수 있는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약속이 지켜지고 평화가 완전히 제도화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김 위원장 답방보다 먼저 언급했다는 점에서 두 정상 외교 이벤트의 순서를 암시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 2차 북미 정상회담 임박 신호는 최근 꾸준히 감지된다. 앞서 8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머지않아 이를 위한 준비 회담이 열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조윤제 주미대사는, 이튿날 워싱턴에서 열린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포럼에 참석해서도 김 위원장의 4차 방중에 대해 “그것(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상당히 좋은 신호”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첫 북미 정상회담 당시 선례와 이런 발언, 외교 일정 등을 근거로 이르면 다음주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간의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사전 회담 성격의 고위급 회담이 열릴 거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은 이르면 2월에도 열릴 수 있으리라는 예상이 나온다.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전날 워싱턴의 한 강연에서 “김 위원장이 방중한 건 기본적으로 지난해 1차 싱가포르 회담과 똑같은 양상”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은 아마도 2월 말과 3월 초 사이에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답방 시기는 4월쯤이 될 가능성이 있다.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올 4월은 김 위원장이 내렸던 ‘담대한 결단’의 1년을 결산하는 시점이어서 소기 성과를 가시화하지 않는다면 통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1분기 북미 협상에서 긍정적 결과가 도출될 경우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남북한의 확대된 군사 합의와 경제협력 재개를 알리는 기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