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시리아로부터 미군을 철수하기로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이 이슬람국가(IS)와 다른 테러 집단의 위협에 대항하는 전쟁을 계속할 것이며 단지 시리아에서 다른 방법을 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집트 카이로를 방문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1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시리아 정책이 모순됐다는 지적은 “언론이 만들어낸 것”이라며 “미국은 IS와의 전쟁이라는 임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단 한 곳, 시리아에서는 과거와 다른 방식을 택할 것”이라며 “시리아에서 우리 부대를 철수하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변함이 없다”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IS와의 전쟁에서 미국의 핵심 동맹 세력이었던 쿠르드 민병대, 시리아민주군(SDF)을 둘러싼 터키와의 이견에 대해서는 “협의 중”이라며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9일 이라크 방문 도중 “터키가 테러 집단으로부터 위협을 받는 것을 이해한다. 우리는 터키를 매우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앞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시리아 철군 조건으로 쿠르드인의 안전 보장을 제시했다가 터키의 격렬한 반발에 부딪친 바 있다. 볼턴 보좌관이 미국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터키를 방문했지만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접견을 거부하기도 했다. 중동권 전문 매체 미들이스트아이는 볼턴 보좌관이 구체적인 시리아 철군 일정을 가져오지 않고 ‘조건’만 내걸자 터키 정부가 크게 실망했다고 전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10일에도 “미군 철수가 지연되면 우리는 시리아 군사작전을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압박했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카이로 아메리칸대학교(AUC) 연설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중동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이란 정권이 중동 평화의 최대 위협 세력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다른 중동 국가들이 미국의 노선에 동참해 이란에 맞서 싸울 것을 주문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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