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유도 국가대표 상비군 신유용 선수가 지난해 성폭력 ‘미투’ 이후 유도계 인사로부터 되레 ‘이미지 훼손’ 비난을 들었다고 밝혔다. 신 선수는 앞서 지난해 11월 고교시절 코치에게 성폭력을 당한 사실을 SNS에 처음 공개한 바 있다.
신 선수는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 인터뷰에서 “작년 11월 성폭력 미투를 하면서 (가해자의) 실명도 얘기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며 “(오히려) 일부에선 유도계 이미지를 훼손시켰다는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신 선수가 SNS에 공개한 성폭력 피해 사실을 친구가 공유한 것을 보고 유도계의 한 인사가 “왜 그걸 공유 하느냐. 유도계 이미지를 훼손시키는 일”이라고 질책해 친구가 결국 공유한 글을 내렸다는 것이다.
신 선수는 “심석희 선수의 일이, 또 혹시 있을 추가 피해자의 일이 또다시 조용히 묻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다시 공개적으로 성폭력 피해 사실을 밝힌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공개 미투를 한 건)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며 “당연히 2차 피해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그것보다 체육계에 있는 후배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고 덧붙였다.
신 선수는 문화체육관광부가 밝힌 성범죄 근절 대책에 아쉬움도 표했다. 문체부는 가해자를 영구 제명할 수 있는 성범죄의 범위를 넓히고, 성폭력 전담팀을 구성해 피해자 지원과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의 대책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미 문체부와 대한체육회는 2013년부터 조직사유화와 (성)폭력, 입시비리, 승부조작을 4대악으로 지정해 전담수사반과 상시 제보접수 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재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신 선수는 “문체부는 전ㆍ현직 선수들에게 제보를 받을 것이라고 했지만, 적절한 보호 조치는 마련되지 않은 채 제보만 받겠다고 하는 건 무책임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