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 경찰서는 17일 예천군의원과 직원 등 14명이 미국 캐나다 등 해외연수에 쓴 경비 6,200만원이 제대로 쓰였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연수 중 가이드를 폭행한 박종철 군의원은 상해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을 달아 이날 송치했다.
경찰은 여행사가 1인당 268만원으로 책정해 군의회사무과에 청구한 서울∼뉴욕간 항공요금이 부풀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항공권에는 왕복 항공료가 유류할증료를 제외한 239만원이었으나 운임산출 내역에는 항공료가 776달러로 우리 돈 87만원에 불과하다.
경찰은 유류세와 세금 등을 포함해도 최소 1인당 100만원, 모두 1,400만원 이상을 더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행사가 이 과정에서 실제 항공료 보다 부풀린 금액을 표기해 청구한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차액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조사하고 있다. 여행사가 이익금을 많이 챙기기 위해 서류를 조작해 청구했거나, 여행 공동경비로 사용 또는 군의원들에게 리베이트로 나눠줬을 가능성 등에 염두를 두고 있다.
여행사에는 관련 서류와 계좌 일체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군의회사무과는 “되돌려 받은 돈은 전혀 없다. 의원들에게도 물었으나 마찬가지 답변이었다”고 말했다. 항공요금과 체재비(일비 식비 숙박비) 등 여행경비 전액을 여행사에서 지출했다.
시민단체 고발로 수사에 착수한 박종철 의원 폭행사건은 박 의원과 동료의원 및 의회사무과 직원 조사, 피해자 서면진술, 버스 내 폭행장면이 담긴 CCTV자료 등을 확인한 결과 혐의를 확인했다. 박 의원은 23일 토론토 버스 안에서 현지 가이드의 안경 낀 얼굴을 가격해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다. 박 의원도 상처를 입힌 혐의는 인정하고 있다.
한편, 군의원들의 추태 파문과 관련한 주민들의 시가지 시위는 이날도 계속됐다. 예천군농민회와 군의원 전원사퇴 추진위원회는 시내 천보당약국 앞에서 군의원 전원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군민과 45만 출향인들을 부끄럽게 하고 예천농산물 마저 불매운동 대상이 되는데도 한 명의 의원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며 빠른 시일 내에 사퇴 결단을 촉구했다.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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