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동물 안락사 논란을 빚고 있는 동물권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가 사퇴 거부 의사를 밝히자 케어 직원들은 강력 반발했다. 직원들은 특히 박 대표가 폐쇄적이고 일방적인 의사소통 방식으로 문제를 키웠다면서 사퇴를 재차 주장했다.
케어 대표 사퇴를 위한 직원연대(직원연대)는 19일 박 대표 기자회견 직후 입장문을 발표해 “(안락사 관련) 논란이 두려웠다고 해서 은밀히 자행된 안락사가 용납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들은 “(박 대표는) 후원자와 내부 직원에게도 안락사 사실을 은폐했다”며 ‘인도적 안락사’를 진행 사실을 인정한 박 대표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비판했다.
케어 직원들은 특히 구조한 유기 동물 안락사 논란을 독단적이고 폐쇄적인 박 대표 의사 소통 방식 탓으로 돌렸다. 직원연대는 앞서 공개한 입장문에서 “무리한 (유기동물) 구조와 업무 분화로 인해서 케어 직원들도 안락사에 대한 정보로부터 차단됐다”며 이는 “많은 결정이 대표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으로 이루어지는 시스템” 탓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 대표가 케어의 전신인 동물사랑실천협회 구성부터 17년 가량 장기간 조직을 이끌면서 폐쇄적 의사결정구조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케어 활동가 A씨는 “‘케어는 박소연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표의 영향력이 셌던 조직”이라고 전했다. A씨는 2018년 7월 남양주 개 농장에서 유기견 200여 마리를 구조할 때도 보호소 공간 부족 등을 이유로 내부에서 반대 의견이 나왔지만 박 대표는 ‘일단 하고 보자’는 식으로 밀어붙였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비정부기구(NGO)일수록 조직 내 민주적 절차가 무시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승훈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무처장은 “근래 들어서 NGO 내부 의사소통과 합의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한 사람이 오랫동안 대표를 맡는 단체일수록 조직 내 문제 제기를 적극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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