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빙상인연대’와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를 빙상계 성폭행 은폐 배후로 지목하자 전 교수는 곧바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반박했다. 성폭행 사실을 몰랐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젊은빙상인연대는 “어이가 없다”고 다시 포문을 열었다.
여준형 젊은빙상인연대 대표는 22일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을 통해 “(전 교수가) 다 모른다고 했는데 어이가 없다”며 다시 포문을 열었다. 성폭행 가해자들이 전 교수의 제자들이고, 피해자가 전 교수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놓는 문자까지 보냈는데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여 대표는 “(전 교수가) 본인 지위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자신의 제자들이 저지른 성폭행 사건을) 은폐, 축소하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젊은빙상인연대는 대한빙상경기연맹을 비롯한 체육계가 쇄신안을 내놓는다고 해도 근본적인 해결은 되지 않는다며 인적 쇄신을 요구했다. 빙상연맹 부회장인 전 교수 등이 그대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는 문제 해결은커녕 피해 사실을 털어놓은 선수만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 대표는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전명규 (빙상연맹) 부회장이 물러나는 것처럼 인적 쇄신이 문제 해결의 첫 번째”라고 강조했다.
문화체육부의 빙상계 성폭행 전수조사에 대해서는 외부 전문가들에 의한 객관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여 대표는 “수사기관이 될 수도 있고, 이쪽 전문가들이 될 수도 있다”면서 “외부기관에 맡기는 게 더 낫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손 의원은 21일 “확인한 성폭행 사례는 심석희 선수 건을 포함해 총 6건”이라며 “전 교수가 사건 은폐에 관여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손 의원은 성폭행 피해자가 전 교수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죽고 싶은 생각이 수백 번 든다’는 피해자에게 전 교수가 ‘네가 빨리 벗어나길 바란다. 그것이 우선이다’라고 답한 내용이다.
전 교수는 손 의원 등의 기자회견 직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성폭력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반박했다. 그는 자신을 공격하는 젊은빙상인연대에 대해선 “진심으로 빙상 발전을 위해 행동하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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