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2일 미세먼지 문제를 “혹한ㆍ폭염처럼 재난에 준하는 상황으로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내각에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주 유례없이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이 많아 국민이 큰 고통을 겪었고, 그 답답함을 속 시원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어 참으로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시도 할 때”라고 분발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미세먼지 해결은 국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우리 정부가 채택한 국정과제”라며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세먼지를 재난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한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개정과 수도권에만 적용되는 ‘미세먼지 총량제’를 확대하는 ‘수도권 대기 환경 개선에 따른 특별법’ 개정 필요성을 언급하며 국회의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
아울러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시도할 것도 거듭 독려 했다. 구체적으로 경유차 감축 및 친환경차 확대 로드맵 마련, 석탄화력발전 가동 중단의 확대, 노후 건설기계 저공해화, 가정용 노후 보일러의 친환경 보일러 교체 등 추가적인 미세먼지 감축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노약자 이용시설의 미세먼지 저감 방안도 동시에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공강우, 공압분사, 물청소, 공기필터 정화 또는 집진기 설치 등 새로운 방안들도 연구ㆍ개발하고 시행해서 경험을 축적하고 기술을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발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주문도 빼놓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중국도 고통 받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서로 미세먼지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미세먼지 조기경보체계 공동 구축 방안에 대해서도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미세먼지 특별대책위원회 출범 소식도 알렸다. 문 대통령은 “2월 15일 미세먼지 특별법이 시행되고 민관 공동으로 미세먼지 특위가 출범하는데, 실효성 있는 범정부 컨트롤타워가 되도록 준비하고 국민소통을 강화해달라”고 당부했다.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성과와 한계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종합대책 수립, 미세먼지 기준 강화, 특별법 제정 등 과거보다 강력하게 미세먼지에 대응한 결과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개선됐다”면서도 “하지만 미세먼지 고농도 현상이 잦아지고, 기상 상황에 따라 초미세먼지 농도가 기록적으로 높아지면서 국민 체감은 오히려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손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며 “지금 국민이 바라는 것은 최선을 다하는 정부로, 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시도하고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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