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 워싱턴DC 방문 후 귀환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에게 방미 결과를 보고 받았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밝혔다. 이 매체는 김 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실무적 준비를 지시했다”며 정상회담 개최를 처음 공식화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날 김영철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회담 대표단을 접견했다고 보도하며 “대표단이 백악관을 방문하여 미국 대통령과 만나 제2차 조미 수뇌상봉(북미 정상회담) 문제를 논의하고 미국 실무진과 두 나라 사이에 해결하여야 할 일련의 문제들에 대하여 협상한 정형(상황)을 구체적으로 보고받으셨다”고 전했다. 북한이 2월 말 개최 예정인 정상회담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신은 이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영철 부위원장을 통해 보낸 ‘훌륭한 친서’를 김 위원장이 전달받았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 큰 관심을 가지고 문제 해결을 위한 비상한 결단력과 의지를 피력한 데 대해 높이 평가하며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적인 사고 방식을 믿고 인내심과 선의의 감정을 가지고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미 두 나라가 함께 도달할 목표를 향하여 한 발 한 발 함께 나갈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 속 김정은 위원장은 환하게 웃고 있다.
김 위원장은 아울러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실무적 준비에 대한 과업과 방향을 제시했다고 통신은 밝혔다. 북미 양측이 고위급 회담에 이어 실무 협의를 마무리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실무 준비에 대한 지시까지 내리면서 정상회담을 위한 북미 간 사전 준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22일(현지시간) 위성 연결로 진행한 스위스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WEF) 연설 직후 문답에서 ‘북미 간 대화의 진전이 있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방미 결과 보고는 1일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를 발표한 당 청사 내 집무실에서 이뤄졌다. 김영철 부위원장과 이번 미국 방문에 동행한 박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부위원장,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도 보고 당시 배석한 것으로 보인다. 박철 부위원장, 김혁철 전 대사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새로운 파트너’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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