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중 미세먼지 조기경보체계가 공동 구축된다. 중국의 미세먼지 예보 정보를 실시간으로 한국이 입수해 국내 대기질 예보 정확도를 높이는 등 조기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본보 12월 7일자 1면 보도)이다. 또 미세먼지 발생과 이동경로 규명을 위해 양국이 2017년부터 시작한 ‘청천(맑은 하늘) 프로젝트’의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환경부와 외교부는 지난 22∼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ㆍ중 환경협력 국장회의, 한ㆍ중 환경협력 공동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우리 측은 최근 재난 수준의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등으로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 불안이 가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 삶의 질과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미세먼지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저감하기 위해 양국이 함께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중국 측은 자국 내 정책을 통해 2013년 이래 주요지역 대기 질이 40% 이상 개선되는 등 중국 내 생태환경 전반의 질이 뚜렷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적 대응이 필요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한국 정부와 국민이 인내심을 갖고 중국과 협력해 나가자고 언급했다고 환경부와 외교부는 전했다.
양측은 미세먼지를 실질적으로 줄이기 위해 △미세먼지 관련 별도 전문가분과 창설 △대기 질 예보 정보ㆍ기술 교류 프로그램(미세먼지 조기경보체계) 착수 △한중 공동연구 사업(청천 프로젝트) 범위 확대 △지방정부 간 미세먼지 교류협력 확대 지원에 합의했다.
환경부는 미세먼지 조기경보체계에 대해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면 보다 빠르고 정확한 예보를 통해 대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우리 환경부가 제안해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협력 내용과 일정 등은 다음 달부터 실무협의를 통해 논의할 계획이다. 논의 결과는 올해 하반기 일본에서 개최되는 제21차 한ㆍ중ㆍ일 환경장관회의(TEMM 21)에 보고할 계획이다.
양측은 특히 미세먼지 발생과 이동 경로를 규명하기 위해 2017년 5월 시작한 청천 프로젝트 범위를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청천 프로젝트는 지상과 항공 관측을 중심으로 중국 북부지역 주요 도시의 대기오염물질 특성을 파악하고 오염 원인을 규명하는 한중 공동조사 연구사업이다. 기존에는 베이징, 바오딩, 창다오, 다롄 등 4개 도시가 대상이었으나 올해 탕산, 센양 등 2개 도시를 추가해 지상측정과 배출원인 추적연구를 확대하고, 항공과 위성관측을 이용해 오염물질 이동 특성 연구를 추진키로 했다.
양국을 넘어 다자적인 차원에서는 지난해 10월 출범한 동북아 청정대기 파트너십(NEACAP)이 대기오염과 관련한 협력체로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한중 양국이 지속해서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공동연구(LTP) 보고서’를 올해 하반기 일본에서 한ㆍ중ㆍ일 환경장관회의가 열릴 때 발간될 수 있도록 한중 양국, 한ㆍ중ㆍ일 3국 간 협의할 계획이다. 앞서 3국은 지난해 이 보고서를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중국이 최신 데이터로 변경해야 한다며 반대해 무산된 바 있다.
이번 공동위 및 국장회의에서 양측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및 황사 △수질오염 예방 및 관리 △환경산업과 기술 △해양오염 대응 △지역 및 글로벌 차원 환경협력 강화방안(NEASPEC, TEMM 등)에 대해서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또 환경오염의 건강영향 연구 등 7개 기존 협력사업을 지속 추진해 나가는 한편, 우리측이 새롭게 제안한 △대기질 예보 정보 및 예보 기술 교류 △한중 광산 지역 토양오염 관리 공동연구사업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한중간 환경정책 공동연구 등 3개 신규사업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회의에서 한국 측은 공동위에는 권세중 외교부 기후환경과학외교국장이, 국장회의에는 황석태 환경부 기후변화정책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했고, 중국 측은 미세먼지를 담당하는 궈 징(Guo Jing) 생태환경부 국제합작사 사장이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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