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아시안컵 8강 신화를 이끈 박항서(60) 감독의 대회 개최지 아랍에미리트(UAE)에서의 마지막 일정은 ‘한국 응원’이었다. 박 감독은 25일(한국시간) 이영진 코치와 함께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을 찾아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을 치르는 한국 대표팀을 응원했다. 전날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펼친 일본과 8강전에서 0-1로 패하며 이번 대회를 마무리한 그는, 이날 밤 11시쯤 경유지인 태국으로 출발 예정인 비행기에 오르기 전 마지막 일정으로 이 곳을 찾았다.
경기 전과 하프타임 동안 자신에게 몰려든 한국인 관중들의 사진촬영 요청에 일일이 응하며 인기를 실감한 박 감독은 한국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을 응원하러 왔다”며 밝게 웃었지만 한국은 베트남과 같은 8강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지난해 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스즈키컵 우승 등 업적을 남기며 쉼 없이 달려온 그에겐 더 험난한 산들이 차례로 놓여있다. 베트남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을 겸하고 있는 그의 앞에 당장 3월부터 U-23 대표팀이 출전하는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지역 1차 예선이 예정돼 있고, 오는 9월부터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에 참가해야 한다.
박 감독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 올림픽과 월드컵 가운데 한 곳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그는 “아직 거취에 대해 확실히 정해진 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그는 “베트남 축구가 단기간 내 큰 성과를 올렸지만, 아직 틀이 부족하다”며 “미래를 위해선 저연령층 선수들부터 성장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 감독은 조만간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아부다비=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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