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세무관서장회의
국세청이 대기업의 계열 공익법인을 이용한 변칙적 탈세 행위를 철저히 검증하기로 했다. 대기업 사주 일가의 갑질이나 일감 몰아주기 등 불공정 행위의 탈세 관련성도 꼼꼼히 들여다볼 예정이다.
국세청은 28일 정부세종2청사에서 한승희 청장 주재로 전국세무관서장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19년 국세 행정 운영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전국 세무관서장 293명이 참석했다.
국세청은 올해 대기업 및 자산가의 변칙적 탈세 근절에 조사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대기업에 대해선 사주 일가의 차명회사 운영이나 기업자금 불법 유출, 사익 편취,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해 경영권 불법 승계에 나서는지를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특히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금융상품을 악용한 변칙 자본거래나 계열 공익법인 출연재산을 사적으로 사용하는 등의 행위에 대해 철저히 검증한다. 사주나 임직원이 횡령ㆍ배임 혐의로 수사를 받는 기업은 탈세 여부에 대한 정밀 분석을 받게 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대기업에 대해서는 5년 주기로 정기조사를 하고 있어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보 수집 과정에서 불공정 거래 관련 혐의가 파악된다면 기획조사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고액 자산가에 대해서는 가족관계 자료를 확대 수집해 친인척과 관련 법인, 지배구조 등 자료를 정교하게 구축하고 변칙 상속ㆍ증여 혐의에 대한 자금출처 조사도 강화한다.
세정 지원도 강화한다. 일자리 창출 기업에 대해서는 세무조사를 유예하거나 면제하고 올해 말까지 시행되는 자영업자ㆍ소상공인 지원도 그대로 집행한다. 기업 부담을 덜기 위해 컨설팅 위주의 간편 조사와 사무실 간이조사를 확대하고 정기조사를 늘리는 대신 비정기조사를 줄여 조사 대상 기업의 예측가능성도 높일 계획이다. 전체 세무조사 건수도 지난해보다 소폭 줄일 방침이다.
오는 4월엔 빅데이터 센터를 출범해 개인, 법인, 재산, 조사 등 분야별 분석팀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분석을 추진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탈세위험 예측모델도 개발한다. 블로그나 사화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활용한 전자상거래에서의 탈세 유형도 정밀 분석할 계획이다.
한 청장은 이날 회의에서 “대기업 사주 일가의 자금 유용 등 조세 정의를 훼손하는 불공정 탈세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해 국민의 신뢰를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며 “국민이 경제적 활력을 찾도록 돕는 포용적 세정지원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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