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대사, 정경두 국방 찾아 면담… 이후엔 강경화 외교 만나 현안 논의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28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한국이 일본 해상초계기의 저공ㆍ위협 비행 문제를 국제회의에서 제기하기로 방침을 정하는 등 갈등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자 미국이 중재에 나서기로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방부에 따르면 해리스 대사는 이날 낮 12시 45분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를 방문, 정 장관과 약 1시간 20분간 대화를 나눴다. 국방부 관계자는 “누가, 언제 만남을 요청했는지를 비롯해 어떤 주제로 대화를 했는지에 대해서도 일절 공개하지 않기로 양측이 합의했다”며 관련 언급을 자제했다.
그러나 해리스 대사가 굳이 비공개 일정으로 국방부를 찾은 것을 두고 군 안팎에서는 미국이 ‘당사국이 풀어야 한다’던 기존 입장을 접고 한일 군사 갈등 해소를 위해 중재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일 공방이 40일 가까이 이어지며 한ㆍ미ㆍ일 동맹의 균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CNN 방송은 26일(현지시간) 분석가들을 인용 “한일 간 갈등이 쇠퇴하는 미국 리더십의 징후이며, 미국 영향력 감소를 위해 애써온 북한과 중국에 이롭게 작용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정 장관은 일본이 ‘한국 군함이 자국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레이더(STIR)를 쐈다’는 거짓 주장을 한 데 이어, 지속적으로 저공ㆍ위협 비행을 도발하는 데 대한 대응 방향 등을 설명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한 논의도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 간 다양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해리스 대사는 이날 정 장관 면담이 끝난 후 오후 4시 20분쯤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를 방문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도 만났다. 이날 회동 역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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