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블랙박스 시장 급성장 중…미국 사생활 침해에 그간 소극적
범죄 예방 등 효과로 미국 시장도 성장…한국은 미국의 8위 수입국
미국 운전자들에서도 차량 내 블랙박스 설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보편화된 지 오래지만 미국에선 각기 다른 주 법에 따라 설치가 막혀 있었다. 하지만 최근 범죄예방과 사고 수습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미국 내에서도 블랙박스 설치가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차량용 블랙박스 시장 급성장 중
4일 코트라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시장조사업체인 그랜드 뷰 리서치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전 세계 블랙박스 시장 규모가 2025년에는 59억4,000만 달러 수준으로, 연평균 성장률이 13.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 많은 유럽 국가에서는 차량용 블랙박스를 사용해 감시 목적으로 비디오 클립을 녹화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고 이를 사법절차의 증거로 사용할 수도, 보험료 감면 혜택을 제공하기도 한다. 실제 교통사고와 차량 내 절도의 증가가 블랙박스 시장의 성장을 가져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스타트업들의 경우 차량에 블랙박스를 설치하면 운전자에게 금전적 보상을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 궁극적으로 자율주행차량을 위한 지도를 만들기 위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리프트ㆍ우버와 같은 차량공유기업에서도 서비스 개선을 위해 블랙박스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운전석 시야 지장 주지 않는 선에서 설치 허용
미국은 현재 블랙박스 설치를 운전자의 시야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허가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비디오 이벤트 레코더를 설치한 차량의 경우 승객의 대화가 녹음될 수 있다는 것을 고지하는 문구를 잘 보이는 곳에 부착해야 하고 비디오 이벤트 레코더의 경우 사고 앞뒤로 30초 이상을 저장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미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지난해 5월부터 미국에서 출시되는 1만 파운드(약 4536㎏)이하의 모든 차량에 후방카메라 탑재를 의무화했지만, 사고 발생 당시를 녹화할 수 있는 기능을 위해 후방에도 블랙박스 카메라를 설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미국 수입량도 빠르게 증가 중
글로벌 트레이드 아틀라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블랙박스 등 카메라 및 주변기기 수입은 60억639만 달러에 달하며 전년대비 9.90% 수입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지난해 중국에서의 수입이 27억6,761만 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이외에도 일본, 대만,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제품의 수입 점유율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경우 저렴하고 숙련된 노동력을 제공함으로써 카메라 제조공장의 대부분이 위치해 있고, 중국 브랜드들의 성능 대비 합리적 가격에 기반한 제품 출시로 미국 시장의 지난해 점유율이 약 46%에 이른다.
◇한국은 미국의 8위 수입국
한국의 경우 미국의 8위 수입대상국으로 지난해 기준 약 1억4917만 달러 규모의 카메라 및 주변기기를 미국으로 수출해 전년대비 18.38%의 수출 증가를 보였다. 한국에서 블랙박스를 생산하는 회사는 아이나비, 만도, 아이트로닉스, 파인뷰 등 GPS 제조업체들이 대부분이다. 중국 외에도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의 카메라 부문 대미국 시장 점유율이 높다는 점에서 한국 또한 잠재력을 보일 수 있는 분야로 여겨진다.
그 동안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로 차량용 블랙박스 설치에 소극적이었던 미국 소비자들의 경우, 교통사고와 차량 내 절도의 증가에 대한 대비책으로 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자기 방어용으로 사고에 대한 객관적 증거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구매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까지 미국에서는 블랙박스 설치로 인한 보험료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는 않으나, 현실을 반영한 관련 법규의 개정 및 혜택의 제공으로 이어져 블랙박스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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