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전쟁을 풀기 위한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협상 첫날이 평행선을 달리며 끝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내가 직접 만나 논의하기 전까지는 무역협상 마무리는 없다”라고 밝혔다.
협상 둘째 날이 시작되는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협상은 좋은 의도와 분위기 속에서 잘 진행되고 있다”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이 자리에는 로버트 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류허 중국 부총리가 각각 대표로 참석하고 있으며, 이날 트럼프 대통령도 류 부총리와 회동할 계획이다.
그러나 블룸버그 통신은 전날 협상에서 중국이 미국의 구조적 개혁 요구에 굴하지 않고 맞서면서, 서로 접점을 찾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양측은 중국의 미국 상품 추가 구매와 지식재산권 보호, 시장 접근성 확대 등 폭넓은 주제를 놓고 온종일 논의했지만, 여전히 핵심 이슈에서 이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은 양국 관리들이 이번 협상을 위해 만난 지난 29일 실무회의에서조차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 안에 시진핑 주석과 내가 직접 만나 오랜 기간 지속돼 온 복잡한 문제들을 논의해, 합의하기 전까지는 협상 마무리는 없을 것”이라면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테이블 위에 남아있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측이 먼저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음 달 중국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열 것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CNBC도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2월 말 정상회담을 하는 안을 두고 미중 양국이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CNBC 보도에 따르면 두 정상의 만남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이루어지되, 미중 무역전쟁 휴전 종료일인 3월 1일은 넘기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오는 3월 1일 25%로 인상된다”면서 “모든 이들이 그날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90일 휴전’이 끝나는 3월 1일까지 중국과의 협상 타결이 안 되면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해 추가 관세 세율을 현 10%에서 25%로 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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